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긍정평가)을 조사한 결과, 1주일 전 대비 6.6% 포인트 하락한 39.7%로 집계됐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의 경우 6.3% 상승한 52.1%를 기록했다.
같은 날 한길리서치에서도 지난 12일부터 13일간 진행한 월례 여론조사결과 역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40.7%로 40%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정윤회 문건’으로 폭락한 지지율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된 다양한 분석 중 주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정윤회 문건 파문’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정윤회 문건’에 대해 ‘찌라시’라며 손사래를 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최모 경위 자살을 비롯해, 검찰 출석 조사에서 정윤회 씨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각기 다른 주장을 피력하는 등 의혹의 의혹을 낳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앞으로도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박 대통령의 신뢰와 지지율을 하락시킨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한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요인과 관련해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및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한 검찰 조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28.2%다. 나머지 국민 63.7%가 이번 검찰 조사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이는 국민 10명 중 7명이 이번 의혹과 관련 박 대통령에 등을 보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 ‘비선실세’ 의혹에 대한 실망감
‘정윤회 문건’의 핵심은 ‘비선실세’ 진실공방이다. 현재 박 대통령은 “찌라시에 불과하다”며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집권당 새누리당 역시 검찰 조사를 지켜보는 쪽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비선실세 의혹이 일정부분 진실로 드러날 경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욱 폭락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국민들의 실망감이 그대로 반영되면 박 대통령은 집권 2년차에 ‘레임덕’을 맞이할 공산이 크다. 결국 ‘비선실세’ 의혹에 대한 실망감이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 배경인 것으로 정치권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 ‘소통 부족’이 낳은 지지율 하락
마지막으로 정치권에 정통한 인사들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소통 미흡’을 꼽고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의 ‘소통 미흡’ 문제와 관련해 정의화 국회의장은 15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국회에서 만나 “총리님께서 대통령 만나면 한말씀 전해주길 바란다”며 운을 띄운 뒤 “지난번 대통령께서 베이징 APEC에 가셨고, 미얀마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에 가셨고, 호주에 있었던 G20 회의에 가셨다. 어떤 정상외교를 하고 난 뒤에는 최소한 3부 요인(국회의장·대법원장·국무총리)을 청와대에 초청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주셔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뿐만 아니라 정 의장은 이어 “국회의장의 위치에서 신문지상의 보도로만 (박 대통령의 동향을)안다는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제가 그동안에 몇 번 이렇게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서나 이렇게 여러가지 의견도 전달하고 했지만 너무 그런 게 없는 거 같다”며 박 대통령의 ‘소통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 지난 12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483명의 응답자들은 ▲소통미흡(16%) ▲인사등용(12%) ▲경제정책(9%)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9%) ▲공약 실천 미흡·입장 변경(8%) 등을 지적했다. 한국갤럽의 조사를 통해 박 대통령의 ‘소통 미흡’ 문제가 지지율을 하락시켰다는 분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한편 이번 리얼미터의 조사는 전화면접과 자동응답전화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p) 한길리서치의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의 성인남녀 1,000명을 지역·성·연령별 활당 무착위 추출법에 따라 추출해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임의걸기(RDD)로 유무선 전화면접방식으로 조사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