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년이 만세 할 수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하다' 토크콘서트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현숙 새누리당 대변인이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공무원 연금개혁, 지금 못하면 미래세대가 원망합니다.”

서울 성동구 응봉동 인근 도로에 걸려있는 새누리당 현수막에 새겨진 글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10월 28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당 소속 의원 158명이 전원 발의함과 동시에 연내 처리를 촉구하는 등 공무원연금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공무원·군인연금에 들어가는 올해 혈세는 약 3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개혁하지 않으면 6년 후인 2020년에는 약 10조원이, 오는 2040년에는 56조원의 혈세가 투입돼 국민에 엄청난 부담을 선사한다.

그래서일까. 새누리당은 ‘당 소속 의원 전원 발의’를 포함해 ‘당 의원 릴레이 홍보 동영상’ 등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새누리당은 시간이 갈수록 움직임을 줄이고 있다. 이미 ‘당 의원 릴레이 홍보 동영상’은 의원들의 참여율이 저조해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이를 두고 많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오는 2016년 총선에서 ‘공무원 표심’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태도를 새누리당이 쉽게 바꿨을 리 없다는 것이다. 또 새누리당 내 의원 중 공무원 표를 의식해 당이 주도했던 개혁을 부담스러워했던 의원도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공무원들의 거센 반발과 야당의 시간끌기 전략도 새누리당의 강력했던 의지를 크게 흔들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무원 표심을 의식해 당론으로 발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완수하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에 공무원은 물론 국민 역시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정치권의 숙명적 문제”라고 언급했던 것처럼 공무원 표심을 의식하지 말고, 당 전원 찬성으로 개혁안을 발의했던 당시의 강한 의지로 밀고 나가야 한다.

과거 공무원 손에 개혁안을 맡겨 무늬만 바뀐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번 정부와 여당에서 관철하지 못한다면 ‘미래세대 원망’에 앞서 ‘현 세대의 원성’을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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