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파 갈등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조경태 제물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몸을 움츠리고 있던 친노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란 풀이다. 사진은 지난 1월 제주도당사 당원 간담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계파 갈등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조경태 제물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몸을 움츠리고 있던 친노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란 풀이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4․29 재․보궐 선거를 치렀으나, ‘전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또 비노계와 비주류계의 반발을 일으켰고, 현재 내홍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친노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선 비주류계 인사로 불리는 ‘영남 3선’ 조경태 의원 견제가 눈에 띈다. ‘문재인 사퇴론’에 목소리를 높이던 조경태 의원에 대해 새정치연합 대의원 및 당원 181명이 ‘당 분열 조장’을 이유로 중앙당에 징계 요청서를 접수한 것.

◇ ‘문재인 사퇴론’ 반대 여론은 친노계의 동력

정치전문가들은 친노계가 ‘조경태 제물론’을 앞세워 흔들리는 당 주도권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조경태 의원.
친노계의 움직임은 이 뿐만이 아니다. 19일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더라도 당이 혼란에 빠져선 안 된다”며 “문재인 대표 중심으로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 발언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퇴론’에 휩싸인 문재인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지난 17일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혁신기구는 가급적 이번 주 출범을 목표로 위원장 인선을 서둘러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대표가 ‘쇄신’으로 ‘재보선 전패’를 정면돌파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사퇴론’에 반대하는 ‘여론’이 친노계 반격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지난 15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문재인 대표가 4․29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사퇴할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퇴할 일이 아니다’라고 응답한 여론은 53%인 반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은 33%에 그쳤다.(성인남녀 1,100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더욱이 ‘막말 논란’으로 징계 위기에 놓인 정청래 최고위원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최근 높아진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앞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에게 ‘책임’을 촉구하는 비주류계를 향해 본의 아닌 독설을 뱉어 뒷말을 산 바 있다.

실제 ‘나는 꼼수다’로 유명세를 얻은 바 있는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는 정청래 최고위원 옹호에 적극 팔을 걷었다. 지난 14일 김용민 씨는 <다음 아고라>에 ‘정청래 일병을 구합시다’라는 2만명 서명 목표의 청원 글을 올렸고, 19일 오후 현재 1만7,011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중진 신기남 의원과 김광진 의원은 정청래 최고위원의 선처를 부탁하는 공개 구명에 나서기도 했다.

과연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감지되고 있는 ‘친노의 역습’을 토대로 문재인 대표가 당 내 갈등을 봉합하고 ‘쇄신’을 앞세워 차기 총선을 무난히 준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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