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 실무 작업을 담당할 사무총장과 조직본부장에 각각 친박계로 분류되는 3선의 황진하 새누리당 의원과 박지원계로 알려진 재선의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임명했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사실상 공천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여야는 각각 내년 20대 총선에서 공천 실무 작업을 담당할 사무총장과 조직본부장에 대한 인선을 완료했다. 새누리당에선 친박계로 분류되는 3선의 황진하 의원이 임명됐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박지원 의원과 가까운 재선의 이윤석 의원이 발탁됐다. 두 사람 모두 당 주류와 거리가 있지만, 내년 공천 업무를 진두지휘하게 되는 만큼 당 안팎의 관심이 높다. 특히 이들의 공천 전략에 따라 총선 승리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의 신경전도 본격화됐다.

◇ 황진하, 국민공천제 강조 “답은 현장에 있다”

황진하 신임 사무총장은 오픈프라이머리로 대표되는 ‘국민공천제’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미 관련 업무도 시작됐다. 제1사무부총장을 팀장으로 하는 국민공천제 태스크포스가 마련돼 추진 방안 마련과 공직선거법 개정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17개 시·도당의 위원장들에게도 당부를 이어갔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답은 현장에 있다. 시·도당과 각 당협도 현장에서 민의를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경청해 필요한 사안들은 중앙당에 보고해주면서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황진하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 첫 출석하며 “당정청이 혼연일체가 돼서 당원과 국민들이 바라는 집권여당의 참모습을 완성하는데 사무총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국민공천제로 대표되는 공천제도 개혁을 비롯해 중앙당 각급기구와 17개 시도당, 246개 당협이 총선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을 보다 강화시킬 수 있는 정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총선 체제로 빠르게 재정비에 나선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장 사무총장의 공천 실무 역할을 대신할 이윤석 조직본부장은 ‘김상곤 혁신위’의 공천개혁안 이후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위는 공천 혁신안을 다음 달 중순 이후 1~2차로 나눠 발표할 계획이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 방식에 대해서도 다음 달 중순까지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후다. 혁신위가 선출직공직자평가위를 통해 현역 의원들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만큼 어떤 식으로든 당내 불협화음은 예고된 상태다. 여기에 교체지수 도입은 당내 불만이 높다. 특히 호남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호남 지역의 비노계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용’으로 해석된 것. 이윤석 조직본부장에 대한 역할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전남 무안·신안을 지역구로 둔 그는 내년 3선 고지에 도전한다.

◇ 이윤석, 혁신위 개혁안 주목 “당내 소통 먼저”

혁신위에서 발표할 공천 개혁의 험로가 예상되는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혁신위에선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으나 당내 찬성론자도 적지 않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오픈프라이머리가 조직동원 선거가 된다거나 신인에게 불리하다는 것은 오해”라면서 “오히려 현재의 국민 60%, 당원 40% 경선안이 조직을 가진 현역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우리나라 정치적·지역적·국민적 조건에서 과연 합리적인가, 어디까지 활용하는 게 국민들의 뜻을 모아내는 데 적절할 것인가 깊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윤석 조직본부장의 발탁은 박지원 의원의 추천을 받은 문재인 대표의 결심에서 비롯됐다. 물론 박지원 의원의 고심도 적지 않았다. 이윤석 조직본부장의 임명 소식에 신당파 인사들이 박지원 의원에게 항의성 전화를 하기도 했다. 이윤석 조직본부장은 복수의 언론을 통해 “당이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당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조직본부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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