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지난달 공익을 앞세워 야심차게 개국했던 공영홈쇼핑 ‘아임쇼핑’이 ‘졸속개국’이라는 뒷말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소기업에 신규 유통채널을 공급한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무리한 졸속출범에 따른 갖은 불만이 제기되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것.

앞서 정부는 지난달 14일 중소기업과 농수산업계의 판로 확대를 위해 아임쇼핑을 개국했다. 사업추진 11개월만에 업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 출범했지만 전화주문이 원활치 않은 등 준비되지 않은 모습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 출범초기 불안한 아임쇼핑 “준비가 더 필요했다”… 소비자들 원성 자자

아임쇼핑의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모바일 쇼핑 주문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채 ‘전화’로만 주문을 받는 체제로 출범했다는 것이다. 개국 당시 콜센터 인력 220명만을 배치해 전화로만 주문을 받았고, 전화 주문시스템마저 불안정해 먹통 되는 사태를 빚었다. 심지어 지난달 22일 저녁, 농협김치를 판매할 때는 약 20분간이나 주문이 되지 않는 등 시스템상 오류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무엇보다 현재 스마트폰의 대중적 보급으로 모바일 결제가 일반화된 반면 아임쇼핑은 이 같은 시스템의 안정적 확보 없이 개국만을 앞당겼다는 데에 가장 큰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임쇼핑은 개국 전부터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를 열어가는 대안이 될 것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실상 쇼핑몰 홈페이지나 해당 어플도 없이 방송만 시작했던 것이다.

또 충분한 훈련 없이 상담원이 주문을 받게 되다보니 소비자와 상담원간의 커뮤니케이션 불통 사례도 잇따랐다.

아임쇼핑 홈페이지 게시판에 한 소비자가 남긴 후기를 보면 “전화를 끊었다 다시 걸기를 5, 6회 반복해서 30분만에 겨우 연결돼 자동이체를 신청했는데 상담원이 입금 은행명과 계좌번호도 알려주지 않았다”며 “송금을 위해 소비자가 은행과 계좌번호를 직접 알아내야 하겠느냐”며 원성을 높였다.

이처럼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해 많은 기대를 모은 아임쇼핑은 개국 초기부터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사진='아임쇼핑' 홈페이지 캡처>
애초 아임쇼핑은 중소기업유통센터(50%)와 농협(45%), 수협(5%)이 출자해 자본금 800억원으로 출발했다.

공익성을 내세워 판매수수료도 기존 홈쇼핑의 약 34%보다 낮은 23%(4년차 이후 20%)로 책정됐고 농축수산물과 중소기업 제품을 각각 50%씩의 비중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판매수수료를 낮춰 생산자에게는 홈쇼핑 진입을 쉽게 하고 소비자에게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특히 홈쇼핑 판매 여건이 열악한 농축수산물 등의 특성을 감안해 기존 홈쇼핑 채널에서 제공하지 못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판로를 열어주겠다는 방침이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많은 중소기업 관련자들과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응원 속에 출범했다. 하지만 개국 초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서비스로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잇따른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된 가운데 아임쇼핑 측은 올해 10월부터는 인터넷과 모바일 주문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채용공고를 통해 ‘소비자 상품선정위원’을 모집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생산자/판매자 실명제’ 도입을 통해 고객신뢰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현재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에도 소비자들의 원성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소비자는 아임쇼핑 홈페이지 게시판에 “상품 하나 주문하는데 20분이 넘게 걸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럴 거면 더 준비를 해서 개국을 해야지 무작정 방송부터 들이대는 건 무슨 경우냐”는 내용의 후기를 남겼다.

이어 “이렇게 운영하면서 중소기업을 살릴 수 있을 거란 발상이 어처구니가 없다”며 “여기서 물건을 팔겠다고 희망을 가진 중소기업 사장님들만 불쌍하다. 기사를 찾아보니 우리 세금으로 운영한다던데 세금이 아깝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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