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푸드테크 회사들의 작년 펀딩액이 전년도에 비해 272% 증가하는 등 관련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에서도 식품에 과학기술을 이용하는 테크푸드(Tech Food)가 인기를 끌고 있다. (왼쪽부터 ▲랩노쉬, ▲누들두부, ▲휘슬링 쿡, ▲더온 즉석밥 플러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식품에 과학기술을 활용한 테크푸드(Tech Food)가 인기를 끌고 있다. 벤처캐피털 투자동향 정보를 제공하는 CB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의 푸드테크 회사들이 지난해 10억700만 달러를 펀딩했다. 이 금액은 전년도에 비해 272%나 증가한 것으로, 식품 테크 관련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준다. 국내 시장에서도 식품의 원료나 유통 방법 등에 과학기술을 접목한 ‘테크푸드’가 등장하고 있다. 

식품업계들은 원료를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식품을 만들어내는 경쟁이 치열하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이그니스(대표 박찬호)는 최근 1년여의 개발 끝에 미래형 식사대용식품 ‘랩노쉬(Lab Nosh)’를 선보였다. 랩노쉬는 ‘실험실(LAB)’과 ‘식사(NOSH)’가 합쳐진 이름으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개발한 ‘진보적인 식사’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름에 걸맞게 제품도 ‘기술적’으로 만들어졌다. 식사를 대체한다는 콘셉트에 부합하는 식품을 만들기 위해 한국인 필수 영양소 가이드라인을 따랐다. 한국영양학회 영양 섭취 기준량을 바탕으로 영양소 밸런스를 맞춰, 랩노쉬 한 병에 한 끼 영양섭취 기준을 충족하는 비타민 및 미네랄 23종을 섭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한국인의 식습관을 고려해 탄수화물과 지방의 함량을 기준치보다 낮췄으며, 소화흡수를 돕기 위해 5종 혼합 소화효소를 첨가했다. 개발단계에서 전 식품기술사협회장을 역임한 이형재 박사의 자문을 받았다.

랩노쉬 한 병(300㎖) 섭취 시 4시간 동안 포만감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래놀라 요거트, 쇼콜라, 그린씨리얼 세 가지 맛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는 랩노쉬 홈페이지(www.labnosh.com)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가공식품 시장이 팽창하면서 식품 대기업들은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대상FNF 종가집(대표 최정호)은 지난 9월 면 형태의 두부인 ‘종가집 누들두부’를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종가집 누들두부는 100% 생두부로 만들어진 고단백 영양식 제품으로, 종가집만의 두부제조공법을 적용해 국내 최초로 생두부를 활용한 두부면을 선보였다. 특히 두부를 응고 및 압착시킬 때, 두부의 부드러움은 살리면서 형태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뒀다. 별도의 조리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기존에 두부를 사용하던 찌개 류에도 넣어서 요리할 수 있어 건강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상㈜ 청정원은 요리가 완성되면 휘슬소리가 나는 간편식 ‘휘슬링 쿡’을 출시했다. 휘슬링 쿡은 ‘소리로 요리하는 세계가정식’이라는 콘셉트로, ‘닭고기 크림스튜’, ‘크림토마토 치킨커리’, ‘육즙가득 난자완스’, ‘코다리 표고조림’ 등 총 6가지 종류의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 최초 CV(Cooking Value) 시스템을 사용해 갓 조리한 요리의 맛과 식감을 오래 유지하도록 했으며, 제품 용기 덮개에 쿠킹밸브를 부착해 제조 과정에서 재료를 단시간에 빠르게 조리해 열에 의한 원재료의 손상을 최소화했다. 냉장 보관했다가 용기째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가열하는 방식으로 조리가 간편하며, 가장 맛있는 상태로 조리가 완료되면 제품에서 휘슬 소리가 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빠르고 쉽게 먹어야 하는 간편식 시장에서도 신기술이 눈에 띈다. 참맛(대표 조병철)에서 선보인 즉석식품 ‘더온 즉석밥 플러스’는 제품 개봉 후 내부에 들어 있는 발열팩의 줄을 당기면 약 15분 후 간편하게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 참맛은 발열 시 발생하는 수증기를 이용하지 않고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발열체와 식품을 밀착해, 전도열을 이용하여 식품을 가열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발열팩은 특허를 받은 참맛의 발열 기술로, 식품과 분리되어 있어 식품과 발열체가 격리되고, 발열 시에 발생하는 수증기를 별도로 배출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면서 위생적이다. 카레밥, 짜장밥, 마파두부밥 등 6가지 종류의 맛이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이그니스 박찬호 대표는 “식품은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품질은 물론 안전성도 높이는 기술이 경쟁력이다”며 “처음 식품을 만들면서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오랜 준비 기간과 노력을 통해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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