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커힐면세점이 면세점 사업권 재취득에 실패하면서 최근 SK네트웍스는 재고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사진='SK네트웍스'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워커힐면세점이 면세점 사업권 재취득에 실패하면서 적잖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는 곧 폐점을 앞둔 워커힐면세점의 수백억원에 달하는 재고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이를 처분하기 위해 두산, 신세계 등 여러 기업들에 수소문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다는 전언이다.

이 가운데 두산은 SK네트웍스와 워커힐면세점의 인력과 면세점 시스템 등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재고품에 대해서는 매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SK네트웍스로서는 당분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SK네트웍스 “현재 복수의 사업자와 협상 중”

현재 워커힐면세점의 재고는 약 600억~7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워커힐면세점이 2014년 매출 2,632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한 데 비하면 막대한 규모에 해당하는 액수로, SK네트웍스로서는 이 재고를 어떻게든 처분해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SK네트웍스는 이에 대해 두산, 신세계 등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크게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네트웍스와 인천물류센터 및 운영시스템, 인력 인수 등에 대해서 협상을 진행 중인 두산도 재고 물량에 대해서는 손을 젓고 있는 모양새다.

두산 측은 앞서 면세사업 경험이 없는 만큼 워커힐면세점의 인프라를 적극 수용해 면세점 운영 체계를 갖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지난해 12월 권미경 전 SK네트웍스 면세사업본부장을 두산의 면세사업부 상임고문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두산은 이르면 올해 5월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두산면세점을 개장할 예정이다.

문제는 워커힐면세점에 입점했던 브랜드가 두산 등 신규면세점에도 입점할 수 있느냐다. 워커힐면세점에 입점했던 브랜드들이 신규면세점에 입점하지 못할 경우 재고 승계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이나 신세계 등 신규면세점의 경우 기존 워커힐면세점에 입점했던 브랜드들에 대해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신규면세점에 입점하는 브랜드가 있다고 해도 재고품들은 신규면세점이 개장할 때쯤이 되면 이미 시즌이 한참 지난 상품이 된다. 유행에도 맞지 않게 돼 두산·신세계 측에서도 굳이 매입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산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워커힐면세점의 운영시스템이나 물류창고, 인력 인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협의 중에 있다. 최종 확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재고같은 경우는 SK네트웍스나 두산 측 의견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의 입장도 살펴야 한다”며 “무엇보다 워커힐면세점에 있던 브랜드가 100% 두산면세점에 들어오는 게 아니며 아직 브랜드 입점이 협의 중인 단계에서 쉽사리 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면세점에 입점하는 브랜드가 워커힐면세점과 일부는 겹칠 수도 있겠지만 워커힐면세점의 경우 카지노와 연계된 초고가 중심의 상품군으로 두산면세점과는 타깃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관련 SK네트웍스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복수의 사업자들과 협상 중인 상황”이라며 “두산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과도 확정된 사항은 아직 없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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