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뚝섬 수난구조대 구조선에서 바라본 이랜드 크루즈사 '코코몽 크루즈'가 물에 잠겨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랜드그룹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한강 크루즈 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계속되는 영업 적자로 그룹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것도 모자라, 최근엔 대형 ‘침수 사고’까지 발생했다.

◇“한강 세계 명소로 만든다더니”…이랜드크루즈 유람선 ‘침수사고’

“크루즈 사업을 통해 한강을 세계적인 명소를 만들겠다.” 지난 2012년 10월 ‘이랜드 크루즈 출범식’에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밝힌 포부다.

이랜드는 패션·유통·외식·레저·건설에 이은 6번째 ‘락(樂)사업’의 일환으로 크루즈 사업을 시작했다. 한강유람선 운영권은 1985년 세모그룹에서 받아 운영하다 2004년 세양선박에 인수됐고, 2010년 이랜드그룹에 넘어갔다. 이랜드크루즈는 이랜드그룹의 자회사 이랜드파크의 자회사로, 미래 먹거리 부문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그런데 사업을 시작한 지 채 4년도 되지 않은 현재, 한강 유람선 사업은 이랜드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속적인 영업 손실과 자본잠식에 이어 이번엔 대형 ‘침수사고’까지 발생했다. 

지난 27일 오후 2시 33분경 서울 성동구 성수대교에서 광진구 영동대교 방향으로 지나던 이랜드크루즈 소속 한강유람선 ‘코코몽크루즈호’에서 침수 사고가 발생했다. 119구조대는 “물이 새 선체가 가라앉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해 탑승객들을 구조했다. 다행히 총 11명의 탑승자 전원은 안전하게 구조됐다.

당시 유람선에는 미국인 3명과 태국인 2명, 통역 1명 등 승객 6명과 승무원 5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자들은 큰 부상 없이 구조됐으나, 한강에서 벌어진 아찔한 사고에 시민들은 가슴을 쓸어내야 했다. 지난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악몽이 가시지 않은 국민들에겐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고였다. 

아직까지 사고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방당국은 스크루 부분의 고무패킹이 이탈되며 물이 새어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 중이다.

조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운영사인 이랜드크루즈의 ‘안전 관리 소홀 여부’도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울시는 얼어붙은 한강이 채 녹기도 전에 무리하게 운항한 것이 아닌지를 조사 중이다. ‘점검 소홀’과 ‘부품 결함 여부’ 역시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다.

‘영업적자’로 시름하고 있는 이랜드크루즈는 이번 사고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랜드크루즈는 매년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 ‘영업적자’로 애물단지 ‘전락 위기’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랜드크루즈의 영업 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8억, -75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3년 영업 손실(-18억)과 당기순손실(-66억) 보다 손실 규모가 커진 것이다. 자본총계는 2014년 말 기준 -329억원을 기록해 자본잠식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이랜드의 크루즈의 사업성에 대해 적잖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랜드 측은 “걱정한 수준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초기의 투자 비용 때문에 영업 적자가 어느 정도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며 “다만 탑승객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영업적인 부분은 계속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한강 유람선 관광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필수 관광 코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지난 2015년에도 탑승객이 전년대비 110% 정도 늘어나며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안전 사고와 관련해선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