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버스터 9번째 주자로 나선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국민으로부터 폭력의원이라고 낙인찍히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필리버스터 시작부터 눈물을 흘렸다. 25일 같은 당 신경민 의원에 이어 9번째 주자로 나선 그는 19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기 전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을 자주 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때는 필리버스터 같은 수단이 없으니까 점잖게 싸울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국민으로부터 폭력의원이라고 낙인찍히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강기정 의원은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됐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이 강기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구갑에 대해 전략공천 방침을 밝혔던 것. 강기정 의원으로선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본회의 발언이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공천배제라는 말이 당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당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면서 “멋있다. 힘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강기정 의원은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 수정을 호소했다. “까딱하면 안기부와 중앙정보부가 무소불위 권력으로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공포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 특히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는 야당에 대해 “(테러방지법을) 막는 것은 우리에게 내려진 국민의 명령”이라고 설명했다.

강기정 의원의 필리버스터는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마무리됐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 자리가 몸싸움했던 자리가 아닌, 날을 새가면서 토론할 수 있었던 자리가 될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 “꼭 한 번 더 이 자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강기정 의원은 2013년 5월7일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에서도 5·18 기념식에서 제창 순서를 없앤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바 있다. 이 노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를 기리는 상징적인 노래이나, 이명박 정부 이후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공식 석상에서 제창이 금지됐다. 이에 강기정 의원은  이 곡의 법적 공식화를 위해 꾸준히 의정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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