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도적 승리에 자신감 회복한 친박, 내친김에 당권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사항은 친박계의 건재함이다. 20대 총선 당선자들 가운데, 약 70~80명 정도는 범친박 분류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정진석 후보의 득표수가 친박계 당선자 수와 일치한다.
친박계 입장에서는 미지수였던 당선자들의 총의를 확인했다는 데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친박좌장 서청원 의원이 물밑에서 정 후보를 지원했으나, 친박 역풍이 불까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더구나 유기준 의원이 탈계파를 선언하며 출마하자, 총선참패에 따른 친박계 와해가 점쳐지기도 했던 터였다.
그러나 정 의원이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서 이 같은 우려는 일소됐다. 정치권에서는 자신감을 회복한 친박계가 당권에도 도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과 마찬가지로 계파색이 옅은 인물을 내세울 것이 예상된다. 0순위로 거론되던 최경환 의원이 당권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이주영 의원 등이 유력한 주자로 당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 ‘충청-TK' 지역연합 부상, 반기문 대망론 재점화
특히 새누리당의 총선참패에도 불구하고, 캐스팅 보터였던 충청권에서는 새누리당이 14석을 가져가며 근소하지만 더민주에 우위를 지켰다. 여기에는 새누리당이 김종필 전 총리와 반기문 총장으로 대변되는 충청대망론을 지핀 것과 무관치 않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원내대표에 당선된 정 의원이 충청대망론을 꾸준히 언급해온 인물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김종필 전 총리의 특별보좌관 역으로 정치권에 데뷔한 정 후보는 김 전 총리의 전 지역구인 공주·부여·청양에서 당선됐다. 아울러 총선을 전후에 김 전 총리의 후계자라는 점과 반기문 총장에 대한 언급을 자주했다. 충청대망론을 등에 업은 정 후보를 친박계가 측면지원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는 상황이다.
실제 원내대표 경선 전 라디오 인터뷰에 나선 정 의원은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기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충청권이 뜨거운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들이 세대별, 계층별, 지역별 골고루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인물 중에 한 분이, 밖에 계시지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아니냐”고 간접적이지만 분명한 지지의사를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