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사진= 우리카드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우리카드의 성장세를 이끌어온 유구현 사장이 고민에 빠졌다.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으로 좋은 실적을 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경영 환경이 녹록치않아서다. 이미 1분기 실적부터 ‘위기론’은 현실화됐다. 

◇ 1분기 순익  급감…수수료 인하 등이 직격탄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금리인상, 캐피탈ㆍ저축은행 등 이종 업권과의 치열한 경쟁 등 어려움 속에서 창립 3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1일 창립 3주년 기념사에서 유구현 사장이 꺼낸 말이다. 그가 이 말을 서두부터 꺼낸 것은 카드업계가 마주한 ‘업황 악화 환경’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서다. 카드업계는 올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핀테크 기업의 결제 시장 진입 등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미 1분기 실적부터 우리카드는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카드는 1분기 순익이 285억원에 그치며 전년 같은 기간(424억원)보다 32.78%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수수료 수익은 83억원으로 전 분기(143억원) 보다 42% 가까이 줄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순익이 32.8% 급감했다.

다른 카드사들이 대체적으로 ‘순익 감소 방어’에 성공한 것과는 비교된다. 주요 카드사의 1분기 순익 감소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의 경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3% 감소하는 데 그쳤고,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23.4% 증가한 1021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당기순익 50억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주요 카드사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비용 절감 노력에 나선 것도 순익 감소 방어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카드사들은 순익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혜택이 많았던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는 한편,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 작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 공격 경영에 우려의 목소리도 

하지만 우리카드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였다. 주요 카드사들이 혜택을 축소하고 신규 카드 발급을 자제하는 등 보수적인 경영에 나선 반면, 우리카드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SK Oil 400카드를 시작으로 혜택이 많은 신규 카드를 두 달 간격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회원 모집을 위한 마케팅 비용 또한 늘었다. 이런 부분이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우리카드의 행보를 바라보는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업계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우려를 보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카드업계 업황 악화가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내실 경영에 주력하는 전략을 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업계 안팎에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유구현 사장의 경영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유 사장은 공격적인 영업 전략으로 우리카드의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카드론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치는 한편 특화된 혜택이 있는 매스티지 카드 상품 영업에 주력한 것이 효과를 냈다. 이에 따라 2013년 출범 당시 7.1%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9.0%로 껑충 뛰었다.  당기순이익은 480억 원에서 1169억으로 두배 넘게 늘었다. 

이같은 경영 성과 덕분에 작년 말 연임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행로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가 위기론을 극복하고 반전의 카드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