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진 더민주 당대표 비서실장. <박용진 페이스북>
“김종인 대표 비서실장직 수행, 진심으로 행복”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김종인 더민주 대표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한국사회를 진단하는 내용과 처방이 같다”고 밝혔다.

24일 오전 박용진 비서실장은 <당대표 비서실장 역할을 마치며> 소감문을 통해 “각각 진보의 대표정치인(권영길)과 보수의 정치인(김종인)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 분들 같다”며 “(그러나) 두 분은 오랜 친분이 있다”며 이같이 자평했다.

박용진 비서실장은 “‘깊이가 있고 진심이 있다면 세상을 보는 눈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최근 두 분과 함께 하는 자리를 통해 배웠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비서실장은 “1997년 대통령 선거준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0여년 정치활동을 돌아보면 저는 참 복 받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박 비서실장은 “권영길이라는 진보정치 거인의 왼쪽 어깨위에서 세상을 볼 수 있었고, 김종인이라는 보수정치 거인의 오른쪽 어깨위에서 세상을 가늠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종인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한국 정치사의 중요한 한 지점을 관통하는 시기에 그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참여할 수 있어 진심으로 행복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는 김종인 지도부의 마지막 비대위 회의가 진행됐다.

다음은 박용진 당대표 비서실장의 ‘당대표 비서실장 역할을 마치며’ 소감문 전문이다.

<당대표 비서실장 역할을 마치며>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임기가 오는 27일로 마감함과 동시에 비서실장인 제 역할도 끝납니다. 그동안 배려해주시고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글로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전화를 받지 않거나 뻔한 사실도 확인을 거부하고, 가끔 속이기도 했던 출입기자 여러분들에게는 더없이 미안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밥 먹을 때 빼고는 입 열고 떠들어야 하는 대변인’에서 ‘밥 먹을 때만 입을 열어야 하는 비서실장’으로의 역할 변화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비서실장 역할이 정말 쉬운 게 아니라는 점도 확실히 배웠습니다.

진보인사를 자처하는 박용진이 보수인사로 평가받는 김종인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분이 많았습니다. SNS 등에서 노골적으로 비난하거나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의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왜 김 대표께서 저에게 비서실장 직을 맡기셨는지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총선 3일 뒤, 이른 아침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비서실장 직을 내려놓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제 결정은 참으로 잘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종인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한국 정치사의 중요한 한 지점을 관통하는 시기에 그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참여할 수 있어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1997년 대통령 선거준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0여년 정치활동을 돌아보면 저는 참 복 받은 사람입니다. 권영길이라는 진보정치 거인의 왼쪽 어깨위에서 세상을 볼 수 있었고, 김종인이라는 보수정치 거인의 오른쪽 어깨위에서 세상을 가늠해 볼 수 있었던 행운은 저 이외에 누구도 누려보지 못한 귀중한 배움의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각각 진보의 대표정치인과 보수의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 분들 같지만 두 분이 오랜 친분이 있고, 한국사회를 진단하는 내용과 처방이 같다는 점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깊이가 있고 진심이 있다면 세상을 보는 눈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최근 두 분과 함께 하는 자리를 통해 배웠습니다.

앞으로 정치를 해 가면서 두 거인에게 배운 것을 밑거름으로 삼아 세상을 바꾸는 좋은 정치로 잘 키워내 실천하겠습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후에도 정치를 하면서 무슨무슨 계파에 속한다거나, 누구누구의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철저히 경계할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면서 함께 하는 사람을 모으고 선택할 수는 있지만 어떤 정치인의 부속물처럼 여겨지는 바보정치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보적 사고와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변화를 위한 디테일한 몸부림을 해 가겠습니다.

비서실장을 마치고 나면 그동안 시간에 쫓겼던 국회의원 역할에 보다 충실하고자 합니다. 보지 못하고 미뤄놨던 자료와 보고서, 책들을 읽고 사람들도 부지런히 만나겠습니다.

마침 정기국회가 시작될 것이니 초선의원의 부지런함과 날카로움, 열정과 유쾌함으로 국민들 앞에 서고자 합니다.

다시 한 번 그동안 보살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진정 고맙습니다.

2016년 8월 24일 마지막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린 아침에.
국회의원 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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