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엔지니어링이 적자투성이 골프장에 끊임없이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을 둘러싼 ‘위장계열사’ 의혹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적자투성이 골프장에 끊임없이 운영자금을 주고 있는 것이 화근인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현대엔지니렁의 행보에 업계에서는 석연찮은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호실적을 거두며 경영능력 합격점을 받은 김위철 사장 입장에서도 멈추지 않는 위장계열사 논란이 적잖은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존속능력 의문 회사에 수백억 자금 지원 ‘왜’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은 ‘워너관광개발’이다. 춘천 소재 골프장인 오너스골프클럽(오너스GC) 운영사다. 지난 2009년 10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됐다.

워너관광개발의 재무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자산은 총 1276억원인데 반해 부채는 1551억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의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275억이나 많다. 특히 부채는 2013년 1441억에서 2014년 1504억, 2015년 1551억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워너관광개발의 회계감사를 담당한 삼정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 워너관광개발의 2015년 감사보고서 일부.
사정이 이런데도 현대엔지니어링은 워너관광개발에 대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워너관광개발의 2014년 말 단기차입금 내역을 살펴보면 △아이비오너스(SPC·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발행된 전자단기사채 837억원 △골프장 시공사였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운영차입금 명목으로 대여한 566억원 등이다. 아이비오너스의 대출금 837억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차입금 지급보증을 섰다.

2015년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은 워너관광개발에 32억7000여만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2015년 말 현대엔지니어링이 대여해준 총액은 598억8000여만원 규모다.

골프장 운영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하고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까지 선 것인데, 문제는 이 상태에서 워너관광개발이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만에 하나 부도처리될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식 밖 지원에 업계에서는 워너관광개발이 실제로는 현대차그룹의 위장계열사인 때문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그룹의 위장계열사 관리 차원에서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워너관광개발은 설립당시 현대차그룹 출신 인사들로 최대주주가 구성돼 이 같은 의심에 무게를 실렸다. 논란이 커지자 2014년 말 현대엠코 출신 임모 씨를 제외한 주요 주주는 바뀌었다.

▲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은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워너관광개발의 위장계열사 의혹은 불편한 꼬리표가 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까지 매출 4조8981억원, 영업이익 3407억원, 당기순이익 223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25% 하락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5.96%, 3.43% 오르며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워너관광개발에 대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지원은 석연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통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묻지마 지원은 책임질 의무가 있는 부실 계열사일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이 같은 의혹이 계속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경영자 입장에서도 결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본지 역시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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