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일우 전 금호건설 대표가 중견건설사인 (주)한양의 수장이 되면서 그의 행보에 업계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양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해가 밝으면서 건설업계를 이끌어 갈 닭띠 경영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57년생 닭띠 경영인 원일우 ㈜한양 대표이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우건설 금호건설 등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사를 이끌다 중견건설사로 옮긴 때문도 있지만, 한양으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과정이 썩 순탄치만은 않아서다.

◇ 전 금호건설 대표 원일우, 중견건설사 도전 주목

원일우 신임 사장은 지난해 12월 1일자로 한양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한양은 시공능력평가액(토목건축) 기준 20위권의 중견건설사로, 일반인들에게는 ‘수자인’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2년여동안 ‘한동영 체제’로 운영되던 한양은 지난해 연말, 원일우 신임 사장을 영입하면서 조직을 개편했다. 한동영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양은 80년대 초반만 해도 건설업계 4위를 기록하던 회사다. 하지만 해외사업 부진으로 2001년 파산했다. 이후 2004년 보성그룹에 인수된 뒤 토목과 플랜트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며 빠르게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엔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22위를 기록했다. 대기업 출신인 원일우 사장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최대 먹거리였던 주택과 건설사업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원일우 신임 대표의 경영능력과 경험이 새로운 추진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일우 신임 대표이사 입장에서도 한양에서의 ‘성공’은 꽤나 중요한 과제다. 한양에 안착하기까지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원일우 대표이사는 대우건설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정통 대우건설맨’이다. 대우건설 부사장까지 지내다 2011말 금호건설 사장으로 영입됐다.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다. 지난해 6월, 돌연 금호건설 사장 자리를 내놓으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친정인 대우건설로 복귀하기 위해 금호건설 대표이사 자리까지 내놓고 대우건설 사장 후보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특히 대우건설 신임 사장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음에도 막판에 ‘낙하산 의혹’을 받았던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에 밀리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연임까지 보장해 주며 원 대표에게 신뢰를 보냈던 금호건설과도 서먹해진 것은 물론, 체면도 적잖이 구겼다.

◇ 이미지 쇄신 및 한양 미래먹거리까지 책임… 무거운 어깨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원일우 대표에게 손을 내민 곳이 ㈜한양이다.

회사 측은 원일우 대표에게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양 측은 원일우 대표 영입과 관련해 “향후 기업의 핵심사업으로 구상중인 묘도 LNG 허브와 바이오 에너지 개발, LPG 유통, 서남해안 기업도시개발(솔라시도) 등의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개발사업, 건축사업 등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인 원일우 사장의 추진력과 경영 노하우로 기존 사업분야는 물론 신사업 추진에 더욱 활기를 가질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양의 매출실적을 살펴보면 건축부문 57.78%, 인프라부문 30.86% 등 건축주택 등 국내 도급공사에 대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원 대표 입장에선 생채기 난 대외 이미지 쇄신을 비롯해 새로 둥지를 튼 한양의 사업포트폴리오 변화까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아졌다.

다만 ‘건설통’으로 알려진 원일우 대표가 LNG와 LPG,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에 독자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가스 시장은 수요 대비 공급량이 200% 수준으로 과포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 관건인데, 사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양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원일우 신임 대표는) 대기업 출신에 멀티플레이형 건설CEO로 워낙 저명하신 분”이라며 “개발사업을 비롯해, ㈜한양의 전체적인 사업다각화를 위해 필요하신 분이라 판단해 (대표이사로)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 행보 등) 그런 부분을 모르고 영입한건 아니다. 역량이 출중하시니 그런 부분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며 “현재 한양은 신재생에너지나 발전사업 부문으로 사업 영역 포지션을 넓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 과포화를 우려하고 있는데, (원 대표가) 실속경영으로 유명하신 분인만큼 전략적으로 잘 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일우 대표는 그간 철저한 원가관리를 바탕으로 금호산업의 실적 개선을 주도한 인물이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을 이끌어냈고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 냈다고 평가받는다.

한편 원일우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우리 한양은 최근 우리의 노력을 통한 외부 수주보다는 그룹 내 확보된 택지 등을 통한 내수고 위주의 매출이 주를 이루어 왔다”며 “올해부터는 내수고 위주의 매출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 우리 먹거리를 찾는 외수고 매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저 역시도 외부 영업을 위해 뛰어다닐 것이며, 여러분의 수주물량 확보를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과연 원일우 한양 대표이사가 상처난 자존심을 회복하고 한양의 성장가도에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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