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차기 대선주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통보수의 색을 가진 후보는 찾아보기 힘들다.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의 잠룡들도 이는 마찬가지다. 유승민 의원은 중도개혁 성향이 강하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노무현 정부의 수혜를 받은 인사다. 썰전에 출연한 전원책 변호사는 “보수진영 지지자들이 마음을 줄 곳이 없다”며 “(황교안이) 보수의 등대”라고 분석했다.
황교안 대행의 대선출마설은 이 같은 기대와 무관치 않다. 황 대행은 공안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 재직시절에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결정을 주도한 바 있다. 여기에 중후한 목소리와 점잖은 외모가 플러스 요인이다. 이미지나 내면 모두 보수진영이 원하는 후보에 가깝다는 얘기다. 보수단체를 자처하는 박사모에서는 황 대행을 대선주자로 지지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여론조사 기관들은 황 대행을 차기 대선주자 선택지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황 대행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려 5%의 지지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주자로는 반기문 전 총장(20%)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TK지역에서는 무려 12%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나아가 16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6자 대결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황 대행의 지지율은 9.5%로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34.4%),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18.3%), 안철수 전 대표(11.2%)에 이어 4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다만 여론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황 대행이 실제로 대선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차기 대선까지 국정을 대행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가 대선을 출마한다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황 대행 역시 대선출마에 뜻이 없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 대정부질의에 나선 황 대행은 ‘대선출마를 계획하거나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1/10~1/12 전국 유권자 1007명 대상.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9%. 리얼미터 여론조사. 1/11~1/12 전국 유권자 1010명 대상. 유무선 ARS, 무선 전화면접, 스마트폰앱 방식 혼용.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8.8%.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