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자신에 대한 공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자신을 향한 음해성 공세에 대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정치문화에 “서글프다”고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정치를 바꿔야겠다. 정치를 개혁해야겠다. 그래야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겠다”고 다짐했다.

18일 오후 대구 ‘청년리더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약간의 실수가 대단한 논란이 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제가 신도 아니고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우리가 이웃과 조화롭게 (살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유엔사무총장 10년을 하면서 싸워야할 상대를 많이 만났다. 분쟁을 하는데 어떤 사람도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다.)”며 “이것이 대한민국 현실이면 서글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을 향한 각종 구설수와 관련이 있다. 귀국 후부터 여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반 전 총장은 일거수일투족이 보도되며, 사소한 실수 등에도 음해성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지하철발권기 2만원 넣기’ ‘꽃동네 턱받이’ ‘방명록 컨닝’ ‘퇴주잔 논란’ ‘이 충렬공 발언실수’ 등이 대표적이다.

반 전 총장 입장에서 따지고 보면 이 같은 논란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 턱받이는 꽃동네 측에서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고, 퇴주잔 역시 전체영상을 보면 묘 주위에 술을 뿌린 뒤 일반적 제례에 따라 음복주를 마셨다. 비교적 장문의 방명록을 작성하는 반 전 총장의 스타일상 사전에 내용을 출력해온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을 대표해 10년 간 유엔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이제 막 귀국한 사람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 전 총장은 “제가 한국에 온지 6일째다. 여러분들은 파리에서 가서 전철표를 끊을 때 금방 할 수 있나. 왜 그것도 못하냐고 비난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약간의 애교로 봐줄 수 있는 것 아니냐. 악의를 가지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 국민들끼리 왜 미워하고 그러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잘못되고 있으니까 국민들을 잘못 유도하는 것이다. 페이크 뉴스라든지 가짜뉴스, 남을 헐뜯는 것에 기쁨 느끼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할 일이 아니다”며 “이런 걸 고쳐야겠다. 유엔 총장을 10년 해서 쉬고 싶지만, 나 같은 사람이라도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책은 그 누구와 세계 모든 일을 가지고 얘기할 수 있다. 제가 다 정책적으로 해결하겠다. 공정하게 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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