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토즈소프트.<액토즈소프트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중국계 게임사 액토즈소프트가 ‘내우외환’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국내 협력사 위메이드와의 IP 법적분쟁에 주가는 일 년 새 반토막났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경영진이 수차례 바뀌는 등 사업도 불안정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가운데, 정작 회사는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을 내리며 갈등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 불안한 경영진… 주주도 “불안해”

액토즈소프트의 경영권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일 액토즈소프트는 대표이사가 장잉펑 씨에서 구오하이빈 씨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변경안이 가결됐다.

지난해 5월 대표이사가 마썽밍에서 장잉펑 샨다게임즈 공동대표로 갑작스레 바뀐 후 8개월 만에 또 다시 대표이사가 교체된 셈이다. 새로 대표이사로 선임된 구오하이빈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액토즈소프트 최고경영자(CEO)를 지내고 있다. 최고경영자 자리는 전동해 전 CEO가 상근직 CEO로 선임된지 불과 3개월 만에 전격 교체된 것이다.

액토즈소프트의 잦은 경영진 교체는 주주들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20일 신임대표 선임 주주총회는 소액주주들의 성토의 장으로 변질됐다. 주주들은 “사내이사를 왜 자꾸 뽑냐” “주가가 이런데 사람만 계속 앉힌다고 해결되나” 등 경영진의 각성을 촉구했다. 고성이 오가자 결국 회사 측에서는 경찰을 불러 사태를 진압하기에 이르렀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원래 장잉펑 대표이사는 상주임원이 아니라, 한국 사업에 대한 스킨십이 아무래도 적었다”며 “이번에 구어하이빈 대표이사로 변경하면서 국내 사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 나가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년 새 우리 주가가 많이 떨어져서 주주분들의 불만이 많이 쌓인 것은 이해한다”며 “다만 주주들이 현장에선 대표이사 변경 자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은 아니었고, 소란 진압차원에서 경찰을 부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주와의 격한 갈등에도 이날 주주총회에 상정된 사내이사 선임 단일안건은 약 40분만에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 표 대결로 들어가면서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힘을 잃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액토즈소프트는 모회사인 중국 샨다게임즈가 51.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소액주주수는 전체의 99.92%에 달하지만, 지분은 40.05%에 그쳐 표 대결에서 회사 측이 절대 우위를 차지하는 구조다.

◇ 사업은 ‘제자리걸음’인데… IP 분쟁 “끝까지 간다?”

▲ PC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2'.<위메이드 제공>
지난해 액토즈소프트의 주가는 국내 게임사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2016년 12월 30일 주가는 2015년 같은 기간에 비해 총 57.3%나 떨어져 반토막 났다. 위메이드와의 IP 분쟁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면서 애꿎은 투자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2’ IP를 두고 지난해 7월부터 한중을 오가며 수차례 법적 공방을 벌였다. 서로가 미르 IP를 단독으로 사용해 수권행위를 벌였다며 소송전과 여론전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두 회사는 대표작인 ‘미르의전설2’ 공동 저작권자다.

여기에 신임 구어하이빈 대표가 선임되면서 IP갈등은 더욱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구어하이빈 대표가 CEO직에 오르면서 액토즈소프트는 중국 현지에서만 발표하던 성명서를 국내에도 번역해 동시 발표하고 있다. 국내 여론전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IP분쟁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본업에 소홀한 모습도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지난해 액토즈가 출시한 신작은 자회사 아이덴티티모바일이 내놓은 모바일게임 ‘크라이’가 유일하다. 지난해 3분기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에서 9%로 크게 줄었다. 56억8500만원을 투자해 R&D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액토즈소프트가 갑작스런 경영진 물갈이에 더불어 차기작 출시가 미뤄지면서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어하이빈 대표 선임 또한 위메이드와의 IP 분쟁 대응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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