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 경산시에 위치한 경북개발공사 외관 전경. <네이버 거리뷰 캡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경북개발공사의 방만 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천문학적 금액의 빚에 허덕이는 가운데, 기관장과 임원들의 연봉을 증액하는 ‘거꾸로’ 행보를 걷고 있어서다. 그 적절성에 의구심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 4년 만에 47%↑… 나홀로 폭등

47%.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경북개발공사 기관장의 임금상승률이다. 지방공기업 정보공개시스템 ‘클린아이’에 따르면 2011년 8,900만원이던 경북개발공사 기관장의 임금은 4년 만에 1억3,123만원으로 뛰었다.

이는 다른 지방개발공기업과 비교했을 때 무려 8배나 많은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경북개발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15개 지방개발공기업의 기관장 평균 연봉 상승액은 5.6%에 그쳤다. 이는 2011년 8,657만원에서 8,936만원 상승해 3.1%의 상승률을 기록한 기타 공사의 기관장 연봉과 비교했을 때도 압도적인 수치다.

단순히 임금상승률만 높은 건 아니었다. 순위도 덩달아 1위에 올랐다. 2011년 당시만 해도 전국 16개 시·도개발공기업 가운데 15위를 기록, 최하위권에 머물던 경북개발공사는 4년 후 기관장의 임금이 가장 많은 개발공기업이 됐다. 임원연봉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기간 41%가 증액됐다. 2011년 8,122만원이던 경북개발공사 임원연봉은 4년 뒤 1억1,468만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경북도의회 본회의 자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한 윤종도 의원(농수산위, 청송)은 “지자체에서는 산하기관의 임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거나 동결하고 있음에도 경북개발공사의 기관장 및 임원 임금인상률은 이와는 반대로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며 “이러한 고액연봉이 적절한 것인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경북개발공사는 ‘계산착오’에서 빚어진 오류라는 입장이다. 2015년 기관장의 연봉에는 성과급이 포함돼 있어 기본연봉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클린아이에 공개된 경북개발공사의 경영정보를 보면 2015년 기관장 연봉에는 성과급 명목으로 2,163만원이 지급됐다. 반면 2011년엔 성과급이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사 측의 입장은 다소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성과급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임금상승 수치가 다소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순위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성과급을 뺀 2015년 경북도시개발공사 기관장의 연봉은 1억960만원으로 2011년 때보다 23% 오른 게 된다. 이 경우에도 나머지 개발공기업 기관장의 연봉상승률인 5.6%를 크게 웃돈다.

이외에도 개발공사 관계자는 “기관장 연봉은 물가상승률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도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2015년 새로 부인함 배판덕 사장님은 한국토지주택 공사 출신으로 주로 수도권에서 경력 쌓은 점을 인정해 그에 걸 맞는 연봉이 책정됐다”말했다.

◇ 회사는 빚더미 고위직은 억대 연봉

공사 측의 이러한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경북개발공사는 수년간 극심한 부채를 껴안은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임금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2013년 경북개발공사가 안고 있던 부채총액은 5,24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58.12%였다. 이는 부채액인 800억대던 2006년 보다 6.5배 상승한 금액이다. 이후 안전행정부의 부채중점관리 지방공기업으로 분류된 공사는 부채 줄이기 작업에 돌입해 4년 만에 56.58%까지 낮췄다. 하지만 급격한 임금상승률을 기록했던 2015년까지만 해도 부채비율은 여전히 100%를 넘는 빚더미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경북개발공사 관계자는 “2010년부터 시작된 도청신도시 1차 개발에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 재무상태가 악화됐다”면서 “지난해는 차입금 상당 부분을 상환해 재무 건정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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