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투자한 MG손해보험이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수천억원대 자금을 대주주를 거쳐 쏟아 부었음에도 경영 정상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몇 년째 만년 적자 신세인데다 최근에는 재무건전성마저 악화됐다. 이에 추가 자본 확충 필요성까지 대두돼 새마을금고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 지급여력비율 뚝뚝 '하락'

MG손해보험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은 또 다시 ‘빨간불’이 커졌다.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 자금 투입이 무색하게 RBC 비율은 당국 권고치 이하로 추락한 것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의 RBC 비율은 133.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말 229.2%에서 95.6%p 하락한 수치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 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현행법상 RBC 비율은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당국은 150% 이상을 넘기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 당국 권고치를 하회할 경우 건전성 관리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있어 깐깐한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부채도 시가로 평가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될 시 보험사의 RBC 비율은 급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대비해 당국은 순차적으로 RBC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다음 달에는 새 국제회계기준 기준서가 공개된다. 보험업계는 이에 발맞춰 자본확충을 통한 RBC 비율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또 다시 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면서 MG손보의 대주주를 비롯한 투자자의 고민이 깊어질 분위기다.

◇ 수천억 자금 지원 무색…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언제까지?

MG손보는 지난 2012년 사모투자펀드(PEF)인 자베즈파트너스가 옛 그린손해보험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재탄생한 회사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 펀드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LP)다.

실적 악화와 재무건전성 악화로 고전하는 MG손보에 자베즈파트너스와 새마을금고는 지원을 지속해왔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인수 후 자베즈제2호SPC의 초기투자금인 1,800억원을 총 4차례의 유상증자로 지원했다. 초기 투자금이 바닥 난 뒤에는 새마을금고가 간접 투자를 진행했다. 

새마을금고는 2013년에 200억원, 2014년에는 150억원, 2015년 1,255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지난해 지원한 유상증자금 718억원을 합하면 2,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MG손보에 자금을 확충하는 방식은 사모펀드인 자베즈를 거쳐 진행됐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밑 빠진 독이 물 붓기’식 투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자금 지원으로 끌어올린 RBC 비율이 허무하게 추락하면서 이같은 우려는 커지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설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한 이야기는 오고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MG손보 관계자도 “자본 확충 방안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답했다. 

이같은 지원에도 MG손보의 적자 탈출은 갈 길이 멀다. MG손보는 적자 기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394억원, 2014년 906억원, 2015년 4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28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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