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적금 잔액, 2013년 3월 이후 최저

▲ 은행 정기적금 잔액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사위크=서강재 기자] 서민들의 ‘목돈 만들기’ 주요 수단이었던 은행 정기적금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씁쓸한 수치다.

최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은행 정기적금 잔액은 34조1,5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3월 33조8,091억원을 기록한 이래 가장 작은 규모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과 비교해도 1조4,74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은행 정기적금은 2013년 12월 38조5,93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아예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하락 폭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기적금 감소는 우리 사회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정기적금을 주로 가입하는 이들은 목돈 준비에 나선 서민, 특히 사회 초년생들이다. 사회 초년생들은 결혼자금 마련, 신혼부부는 내집 마련 등을 위해 정기적금에 가입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청년들의 구직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결혼은 감소세다. 그마저 가정을 이룬 서민들 역시 실질소득 감소 및 가계부채 증대로 인해 정기적금을 해지하는 일이 적지 않다.

더 나아가 주목할 점은 자산가의 정기예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꼬박꼬박 저축하는 정기적금과 달리, 정기예금은 일정한 금액을 일정 기간 동안 예금해둔 뒤 이자를 받는다. 즉, 정기적금이 줄고 정기예금이 증가하는 지금의 추세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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