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138x72cm 한지에 수묵채색, 2017 <키스갤러리>

[시사위크=이명선 기자] 젊은 작가들의 기획전시를 전문으로 하는 키스갤러리(종로구 평창동)가 한국화가 양홍수 작가의 개인전을 갖는다. 양홍수 작가는 2014년 이후부터 줄곧 ‘숲’을 주제로 작업을 해왔다. 7월 6일부터 오는 15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서 신작 13점을 선보인다.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양홍수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 주변에서 마주칠 수 있는 풀과 나무와 작은 생명들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는 담백한 풍경을 표현했다. 특히 배면채색 기법으로 작업한 푸른색 배경에 은은하게 걸려있는 달빛을 감상하는 것이 이번 작품의 백미다. 달빛은 도드라지게 밝지도 않으며 그저 자연의 일부인 듯 무심하게 세상을 비추고 있다.

연못에 반사된 달빛 사이를 유영하는 오리들과 몸을 옆으로 뉘인 채 길을 터주고 있는 연꽃이 있는 풍경은 수묵 채색화가 보여 줄 수 있는 망중한의 여운을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한적한 길에서 마주친 풍경 속에서 정겨운 기억들을 떠올리기도 하며, 지나간 추억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기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숲 117x81cm 한지에 수묵, 2017 <키스갤러리>

기존의 산수화가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하고 싶었던 선비의 이상향을 담았다면 양홍수 작가의 산수화는 현실을 떠나 살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주변의 소소한 풍경 속에서 삶의 위안과 행복을 찾아야 하지 않겠냐고 담담하게 고백하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작가는 소중하지만 잊고 지내기 일쑤인 바람과 달빛과 풀과 나무들을 한지 위로 불러들여 사람들 저마다 품고 있는 푸른 꿈을 다시 꾸게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전업작가로 활동하며 수묵 채색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양홍수 작가의 전시는 15일까지 계속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