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주사 전환설에 휩싸였다. 사진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카카오가 사업구조 개편에 분주하다. 게임관련 중간지주격 자회사를 흡수합병하고, 게임사업의 일원화를 결정한 것. 이는 카카오의 현 상황과 맞물려 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으로 비춰지고 있다.

17일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6일 열린 이사회에서 자신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카카오게임즈홀딩스'를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 또 사내 게임사업 부문을 게임사업 전문 자회사 '카카오게임즈'에 양도하고, 대금(약 2209억원)은 제3자배정 증자를 통한 주식으로 받기로 했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카카오의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지분은 27.1%에서 80%로 증가된다. 흩어져 있던 게임사업은 카카오게임즈로 일원화하고,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셈이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게임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카카오의 이번 결정에 또 다른 시선을 보낸다. 매출비중이 큰 게임 계열사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전환을 위해선 보유 중인 자회사 지분가치의 합이 자산 총액의 50%를 넘겨야 한다. 카카오는 그간 투자 또는 사업부 분사 등을 통한 신설법인 설립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총 62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분가치의 합이 자산총액의 50%에 못 미친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으로 지분가치가 상승하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요건에 한층 다가갈 수 있다.

특히 카카오가 이번에 흡수 합병키로 한 카카오게임즈홀딩스의 전신은 2015년 설립된 투자전문 자회사 '케이벤처홀딩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케이벤처홀딩스는 지난해 지주사 신청을 한 뒤 '카카오게임즈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즉, 카카오가 게임과 관련된 중간지주사격 역할의 자회사를 흡수 합병키로 한 셈이다.

물론 일각에선 카카오가 여러 의무를 발생시키는 지주사 전환에 절실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 기업들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목적은 오너의 지배력 강화 또는 순환출자 구조 해소가 대부분인데, 카카오의 경우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대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카카오 지분 18.44%를 직접 보유 중이며, 김 의장이 100% 지분을 가진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 지분 14.61%를 소유하고 있다. 김 의장이 현 상황에서도 카카오의 실지배자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시 '법인세' 및 '계열사의 배당에 대한 소득세 감면' 혜택은 꽤나 매력적이다. 여기에 김상조 위원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주사 전환와 관련해 '계열사 지분을 많이 가질수록 세제혜택을 더 주는 방향으로 개선'을 시사한 바 있다. 김 의장은 물론 카카오로서도 지주사 전환을 고려해볼 만한 상황이 된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지주사 전환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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