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필로폰 투약과 밀반입 혐의로 장남이 체포된 데 대해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사퇴는 없다. 그는 “도정이 흔들림 없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고개를 숙였다. 장남 때문이다. 독일을 방문 중에 있던 그는 장남의 체포 소식을 전해 듣고 급거 귀국했다. “국민에게 사과드린 후 흔들릴 수 있는 경기도정이 한 치 오차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19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로서 참담한 마음”이라며 “많은 분께 심려 끼쳐 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장남에 대해선 “너무나 무거운 잘못을 저질렀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면서 “합당한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장남 남모 씨는 필로폰 투약과 밀반입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에서 필로폰 4g을 속옷에 숨겨 몰래 들여온 뒤 조건만남 채팅앱을 통해 함께 투약할 여성을 찾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군복무 시절 후임병을 폭행하고 추행한 혐의 등으로 군사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남경필 경기지사는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자식을 미워할 순 없었다. 그는 “아들이 보고싶다”면서 “법에 따라 면회를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인으로서의 역할과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구분”할 생각이다. “일과 시간이 아닌 (개인) 시간에 면회하겠다”는 것. 남경필 경기지사는 “도정이 흔들림 없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론에 일축한 셈이다.

여지는 남겨뒀다. ‘정치적 문제’에 대한 답변을 차후로 미뤘다. 다만 공무를 제쳐놓고 귀국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역으로 설명했다. 귀국을 결정한 것은 “공인으로서 결정이 더 컸다”는 것. 국민에 대한 사과가 먼저였다는 얘기다. 여기에 투자유치 일정은 마무리됐고, 남은 연정토로회와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의 오찬은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다. 특히 연정토론회는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이 담당하면서 문제없이 진행됐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내일부터 모든 일정은 예정대로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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