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 설범 회장이 횡령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대한방직 전주공장과 설범 회장.<대한방직 홈페이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국내 대표 섬유업체 대한방직의 설범 회장이 횡령혐의로 기소됐다. 경영 위기에서 시작된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이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대한방직은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서울남부지검이 설범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공소를 제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횡령금액은 15억으로, 지난해 말 기준 대한방직 자본의 0.84%에 해당하는 규모다.

검찰의 설범 회장 기소는 소액주주들과 대한방직의 갈등전선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방직은 1954년 설립된 우리나라 대표 섬유업체지만,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매출은 2001년 기준 2,733억원에서 지난해 2,455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203억원에서 같은 기간 1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대한방직 소액주주들은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설범 회장의 불법행위를 지적하면서 감사 선임을 시도하기도 했다. 경영진의 부조리 및 회사의 방관이 현재 상황을 낳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이 주장하는 설 회장의 부조리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설 회장은 배임행위로 유죄를 선고받은 후, 부당하게 챙긴 자금 15억원을 사측에 반환하는 조건으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설 회장의 부당자금 반환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물론 앞서 열린 주총에선 표 대결에 밀려 소액주주들이 요구사항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다만 이번 검찰기소로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예정된 주총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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