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최근 알뜰폰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이탈하며 산업 전체 상황이 악화되자 새로운 수입원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알뜰폰 산업이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가입자 이탈이 확대되며 산업 붕괴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이 비통신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새로운 수입원을 찾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 알뜰폰, 눈 돌리는 이유 ‘수익성 악화’

알뜰폰 산업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이탈자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대책으로 알뜰폰에 가입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통신비를 할인받을 수 있게 되면서 알뜰폰만의 매력이 사라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수익성 악화까지 지속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알뜰폰 이탈자는 1,648명으로 집계됐다. 9월에는 알뜰폰 가입자 366명이 통신3사로 옮겼다. 알뜰폰을 벗어나는 가입자들이 한 달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최근 들어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이동하는 추세는 더 심해지는 상황이다.

급기야 홈플러스는 지난 14일, 약 4년 정도 이어오던 알뜰폰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말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탓에 홈플러스 알뜰폰 가입자 4,000여명은 다른 알뜰폰으로 옮겨지게 된다. 수익성 악화에 대기업까지 통신 서비스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 사업자들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사업자간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요금제를 무리하게 인하한 탓에 통신 서비스로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박리다매 전략으로 가입자를 확대해 이윤을 내기에는 산업 자체의 이용자가 적기 때문이다. 심지어 알뜰폰 전체 누적 적자는 3,000억 이상으로 파악된다. 산업 붕괴론까지 거론되는 배경이다. 
 
◇ 알뜰폰, 새로운 활로 ‘비통신’으로 영역 넓힌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알뜰폰 사업자들이 비통신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통신 서비스만으로는 수익을 높일 수 없다고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업 확대 시도는 가입자 점유율이 낮은 알뜰폰에서 더욱 적극적인 상황이다. 통신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자들에게는 사업의 존폐가 달린 문제기 때문이다.

최근 알뜰폰들은 통신 부가서비스와 연계한 통합 솔루션을 발굴하고 신사업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미래 성장 엔진을 찾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는 IPTV 서비스와 콘텐츠 제작에도 집중하고 있다. 미디어로그는 알뜰폰 사업을 중점으로 하지만 다양한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미디어 광고 및 영화 수입·배급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보안 시장에 보이는 관심도 이 때문이다. 세종텔레콤은 지난 9월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 ‘트루컷시큐리티’에 투자를 결정했다. 보안 수요가 증가하자 새로운 활로를 ‘보안 솔루션’으로 결정한 셈이다.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의 주요 사업 역시 보안 솔루션이다. SK텔링크는 자회사 NSOK와 보안 서비스 결합 상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결국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인 ‘CJ헬로’까지 영향을 미쳤다. CJ헬로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약 18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52억원 감소했다. 이에 CJ헬로 역시 보안 시장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가정, 공장, 어린이집 등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안 솔루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뜰폰 산업 전체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MVNO(알뜰폰) 서비스만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됐다. 앞으로도 사정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알뜰폰 사업자들의 행보가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과연 다양한 부가서비스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알뜰폰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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