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당이 2개 분기 연속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경험하면서 13년 만에 연간 영업익 200억 달성에 실패할 전망이다. <대한제당>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대한제당의 고민이 더 깊어질 모양새다. 지난 상반기 제당 3사 가운데 나홀로 어닝쇼크를 기록하더니, 이번 3분기마저 실적 개선의 변곡점으로 삼는데 실패했다. 주력 사업인 설탕 부문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대한제당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익 200억 달성에 실패할 전망이다.

◇ ‘13년 만에’… 영업익 200억 달성 ‘빨간불’

대한제당이 2개 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 전년 대비 85% 하락한 1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데 그쳤던 대한제당은 3분기에 또 다시 큰 폭의 실적 추락을 경험했다. 대한제당은 올해 3분기 52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3분기 때보다 68% 줄어든 규모다.

당기순이익 하락폭은 더 크다. 지난 3분기 대비 86% 감소한 1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순이익 금액만 놓고 봤을 땐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던 직전 분기(2,483만원) 때 보다는 개선된 수치지만, ‘설탕명가’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는 성적표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특히 경쟁사들은 악화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대한제당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설탕 원재료값 상승과 정부의 저당정책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업계 1, 2위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사의 3분기 영업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34%씩 감소하는 데 그쳤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오히려 영업익이 11% 신장됐으며, 당기순이익은 무려 126%가 증가되면서 3,000억원 문턱에 다다랐다.

수익성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대한제당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익 200억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점유율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독주 속에서도 1994년 이후 200억원 이상의 영업익을 달성해오던 대한제당의 기록은 올해로 막을 내릴 것이란 분석이다. 매출의 3분의 2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식품 사업이 부진에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주력 사업인 설탕이 포함된 대한제당의 식품부문 영업익은 상반기 때보다 85%가 줄어든 45억원에 그쳤다. 시장점유율로 3년 내리 하락 추세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축산계열화 차원에서 하반기에 설립한 축산가공장 ‘대한제당미트센터’와 중국 프리미엄 슈가 시장을 겨냥해 한국, 일본, 홍콩 자본이 합작해 설립한 중국설탕공장(불산아련당업유한공사)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고 있어 남은 4분기엔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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