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떠났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이 한창 무르익은 가운데, ‘세기의 이적’이 발표됐다.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페인을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는다.

포르투갈 스포르팅CP에서 데뷔해 어린나이부터 깊은 인상을 남긴 호날두는 200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성하며 빅리그와 빅클럽에서 뛰게 됐다. 이때만 해도 그를 향한 시선은 기대 반 의심 반이었지만, 호날두는 이를 경의에 가득 찬 시선으로 바꿔나갔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기, 강력한 슈팅으로 무장한 호날두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나가며 축구사에 남을 슈퍼스타로 등극했다.

맨유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우승을 경험한 호날두의 다음 행선지는 스페인은 물론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당시 그는 그야말로 엄청난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했고, 레알 마드리드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가 됐다.

특히 호날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바르셀로나 소속이 리오넬 메시와 ‘세기의 경쟁’을 이어갔다. ‘신계’라 불릴 정도로 두 선수의 활약은 차원이 달랐고, 전통적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경쟁은 한층 더 흥미로웠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펼쳤는지는 통산기록을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호날두는 총 9시즌 동안 모든 대회를 통틀어 438경기에 출전했는데, 기록한 득점이 450골에 달한다. 도움도 120개나 기록해 570개의 공격포인트를 남겼다. 경기당 1골이 넘고, 경기당 1.3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의 심장이자, 신이라 불린 사나이 역시 레알 마드리드에 끝까지 남지 못했다.

2016년 재계약 당시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언급하는 등 꾸준히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다소간의 부진에 빠지면서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탈세 혐의에 다른 문제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 3연패라는 대기록을 이끌었다. 호날두와 레알 마드리드의 동행은 여기까지였다. 호날두는 떠나기로 마음먹었고, 레알 마드리드는 아직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 때 그를 떠나보내기로 했다.

늘 최고를 추구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레전드의 은퇴를 지켜본 일이 많지 않다. 전성기를 벗어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미련 없이 이별을 택했다. 최근 수십 년을 돌아봐도 레알 마드리드에서 은퇴한 레전드가 지네딘 지단일 정도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은퇴할 자격이 충분해보였던 호날두마저도 결국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그의 이적은 또 다른 전설의 시작일 수 있다. 유벤투스에서도 지금까지와 같은 맹활약을 펼친다면, 그의 경력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이는 메시와의 비교에서 우위로 평가될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를 모두 정복한 남자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와 프리메라리가 팬들은 다음 시즌이 조금 낯설지 모르겠다. 호날두의 폭발적인 플레이와 멋진 세리모니를 더 이상 볼 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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