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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그냥 영화가 아니다”…‘어쩌다 결혼’, 의미 있는 도전
2019. 01. 09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완성된 영화 ‘어쩌다, 결혼’이 획일화된 한국 영화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CGV아트하우스 제공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완성된 영화 ‘어쩌다, 결혼’이 획일화된 한국 영화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CGV아트하우스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충무로 내로라하는 영화인들이 힘을 모았다. 한국 영화의 다양성 확보와 능력 있는 신인 감독, 배우들을 발굴하기 위함이다. 제작비 회수에 급급한 상업 영화 대신 ‘재능 기부’로 다양성 영화에 힘을 더했다. 영화 ‘어쩌다, 결혼’을 통해서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완성된 영화 ‘어쩌다, 결혼’이 획일화된 한국 영화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영화 ‘어쩌다, 결혼’(감독 박호찬, 박수진)은 자유를 얻기 위해 결혼을 계획하는 항공사 오너 2세 성석(김동욱 분)과 내 인생을 찾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 전직 육상요정 해주(고성희 분)가 서로의 목적 달성을 위해 딱 3년만 결혼하는 척, 같이 사는 척하기로 계약하며 생긴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로맨틱 코미디물인 ‘어쩌다, 결혼’은 두 남녀 주인공의 현실적인 꿈과 사랑을 사실적으로 이야기하며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 차별화된 재미를 전할 예정이다. 특히 결혼과 함께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 영화와 달리 결혼하는 척만 해야 하는 영화 속 인물들을 현대인들의 시각으로 해석해내 관객들로 하여금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어쩌다, 결혼’ 주인공 성석과 해주로 분한 배우 김동욱과 고성희는 “재밌는 시나리오에 반했다”고 밝혔다. 9일 진행된 ‘어쩌다, 결혼’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동욱은 “대본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면서 “재밌는 대본을 받았다는 기쁨이 컸고, 정말 재밌게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쩌다, 결혼’에서 전직 육상요정 해주로 분한 고성희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제공
‘어쩌다, 결혼’에서 전직 육상요정 해주로 분한 고성희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제공

고성희는 “공감하고 또 공감했다”면서 “시나리오가 굉장히 재밌었고, 영화 속 해주의 나이대에서 하는 고민들이 실제로 나와 주변 친구들이 하고 있는 고민, 앞두고 있는 상황들과 비슷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위트 있게 풀어나가는 점이 재밌었다”고 이야기했다.

‘어쩌다, 결혼’은 기획 단계부터 관객들이 쉽게 공감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남녀감독 공동 연출이라는 획기적인 시도를 택했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박호찬, 박수진 감독은 각각 성석과 해주의 캐릭터 콘셉트부터 대사 등을 맡아 남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박수진 감독은 “소재부터 시나리오 쓰는 단계 등 완전히 공동으로 작업을 했다”면서 “성희가 맡았던 해주 캐릭터는 내가 리드했고, 박호찬 감독이 동욱이 맡은 성석 캐릭터를 리드했다. 성석과 해주가 주고받는 대화는 박호찬 감독과 직접 둘이 주고받으면서 대사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함께 작업을 하다 보니 바로바로 피드백이 와서 좋았다”라며 “객관화가 빨리 됐고 더 공감 가는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공동 연출의 장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결혼을 계획하는 남자이자 항공사 오너 2세인 성석은 박호찬 감독이 구축했다. 여기에 김동욱의 열연이 더해져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는 후문이다. 박호찬 감독은 “성석이 일반적으로 재벌 2세가 아니라 조금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 중점을 뒀다”라며 “표면적으로는 바람둥이로 보일 수 있지만 성석이 갖고 있는 속 사정을 관객들이 알게 됐을 때 공감을 얻고 이해될 수 있는 인물로 그려지길 바랐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동욱이 연기를 너무 잘 해줘서 주변에 있을 법한 공감 가는 인물이 탄생한 것 같다”면서 “능청스럽고 유쾌하고 인간미 넘치는 성석이 완성됐다”고 성석 역을 맡은 김동욱의 캐릭터 소화력을 칭찬했다.

박수진 감독은 결혼을 선택하는 여자, 전직 육상요정 박해주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해주 역을 연기한 고성희는 “해주의 주도적인 성격이나,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바꾸려 하는 모습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해주 캐릭터가 고성희의 밝은 에너지와 만나 유쾌한 캐릭터로 완성됐다”면서 고성희가 그려낸 해주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어쩌다, 결혼’은 특별한 프로젝트로 완성된 작품이다. ‘터널’·‘범죄도시’·‘기억의 밤’·‘성난황소’ 등 다수의 흥행작을 제작한 장원석 대표가 다양한 영화의 저변 확대와 충무로 신인 감독과 자리매김하지 못한 배우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발 뻗고 나선 것. 배우 한성천이 시놉시스를 완성했고, 박호찬, 박수진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어쩌다, 결혼’에서 철부지 재벌 2세 성석 역을 맡은 김동욱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제공
‘어쩌다, 결혼’에서 철부지 재벌 2세 성석 역을 맡은 김동욱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제공

배우와 스태프들은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김동욱과 고성희, 한성천 외에도 배우 황보라·김의성·임예진·염정아·조우진·김선영·유승목·이준혁 등 충무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함께해 극에 생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프로젝트의 시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한성천은 “기획 단계부터 지금까지 정말 즐겁게 다 같이 열심히 만들었다”라며 “이런 작품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기 위해 더 많이 공감해주고 더 많은 응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동욱도 “이런 취지의 다양성 영화가 좋은 성적을 거둬서 신인 감독과 배우들에게 좋은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호찬, 박수진 감독은 좋은 취지에 함께 해준 배우,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호찬 감독은 “훌륭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성원에 힘입어 기분 좋게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수진 감독도 “좋은 취지에 공감해준 배우와 스태프들이 애정으로 참여해줬다”면서 “그 힘으로 영화가 마무리될 수 있었고, 그분들에게 존경하고 사랑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흥행’을 위한 자극적인 소재와 대작들이 쏟아지는 극장가에 등장한 반가운 작품이다. 의미 있는 시도로 완성된 ‘어쩌다, 결혼’은 오는 2월 1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