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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간분실’로 슬럼프 깬 신동미, 성장은 계속된다
2019. 03. 15 by 이민지 기자 dbsgk4774@sisaweek.com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신동미 /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신동미 /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데뷔 18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제대로 만났다. 현실적인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정조준한 그녀. 배우 신동미의 재발견이 반갑다.

MBC ‘20세기 소년 소녀’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신동미다. 지난 14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 풍상 씨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 의미를 생각해 보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극중 신동미는 유준상(이풍상 역)의 아내 ‘간분실’ 역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왜그래 풍상씨’는 최근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두 가지를 모두 손에 거머쥔 작품이다. 바로 시청률 20% 돌파와 가족 드라마로 흥행에 성공한 것. 그리고 그 중심엔 신동미의 활약이 큰 몫을 했다는 평이다.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시청률과 인생 캐릭터 모두를 손에 거머쥔 신동미다. 종영 소감이 유독 남다를 터. 14일 <시사위크>가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신동미를 만나고 왔다.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찾은 신동미 /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찾은 신동미 /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종영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 그리고 한편으론 많이 아쉽다. 하지만 아쉬울 때 이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저한테 의미있는 작품이었고, 의미있는 캐릭터여서 기억에 아주 많이 남을 것 같다. 이제 분실이가 된 것 같은데 끝나서 많이 아쉽다.”

- ‘왜그래 풍상씨’는 최근 평일 드라마에서 많이 볼 수 없는 시청률 20% 돌파작이다. 비법이 무엇이라고 생각되나.
“‘시청률 13%만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15%,16%,17% 넘어가서 너무 좋았다. 저희가 팀 분위기가 좋아서 그렇게 됐던 것 같다. 고함 한 번 오가지 않는 좋은 환경이었다. 팀 분위기가 좋으니까 더 집중해서 연기할 수 있고, 그러다보니 좋은 시청률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또 작가님이 대본을 빨리 주셨다. 대본에 쫓기지 않고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보통 시간에 쫓겨서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지막회까지 대본 리딩을 했다. 저는 리딩이 엄청난 도움이 됐다고 생각을 한다. 뉘앙스와 같은 것들을 감독님이 ‘정확하게 이런 식으로 해주면 좋겠어’ 식으로 말씀해주셨다. (대본리딩이) 처음엔 되게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모르는 부분들을 알게 되니까 좋았다. 이게 가능했던 건 대본이 빨리 나왔기 때문이다.”

-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매회 민낯 연기를 선보여 큰 화제가 됐다. 여배우로서 쉽지 않았을 선택으로 보이는 데 어떻게 민낯 연기를 하게 되었나.
“처음에 대본을 받았는데 준상 선배님과 47세 동갑 부부였다. 이 연기를 너무나도 잘하고 싶은데 제가 그때 너무 연기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특히 제가 차도녀, 부잣집 등의 역할들을 많이 해서 서민적이고 주위에 둘러보면 있을 것 같은 역할이 저와 어울린다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쌩얼을 선택했었던 거다. 

어떤 분들을 ‘어떻게 하면 분장 안한 것처럼 분장했냐’고 물어보신다.(웃음) 분장을 안했다. 한편으로 편하긴 했다. 눈 뜨면 바로 현장으로 가면 되니까 잠잘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리어설 하면서 머리 묶고 투명 파우더로 번들거리는 기름기만 잡고 촬영을 했다. 여배우로서 외적으로 편하게 할 수 있는 작품을 두 번 다시 할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당분간은 화장하는 캐릭터 맡고 싶다.(웃음)” 

현실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은 신동미 / 초록뱀미디어 제공
현실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은 신동미 / 초록뱀미디어 제공

- 작품에서 입은 의상도 현실감이 돋보였다.
“복장 같은 경우는 이게 자칫 잘못하면 되게 현실감이 없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뽀글머리에 몸빼바지를 입고 하면 현실감이 없을 수 있어서 실제 서울 근교를 돌아다녔다. 세차장 아주머니들을 보고 공통된 것들을 모아서 (의상에 대한) 감독님께 컨펌을 받고, 그 자리에서 오케이를 받았다. 스타일리스트랑 함께 신발이랑 가방 등 구매해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산 것들) 안에서 돌려 입었다. 다 구입을 한 건 아니고 자주 보이는 아이템들은 남대문 시장에서 구입했다. 세차장에서 일하셨던 분들을 취합한 복장이었다.”

- 2014년 가수 겸 뮤지컬 배우 허규와 결혼해 현실 속 남편이 존재하지 않나. 남편이 이번 작품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나.
“남편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진짜 부부 같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마누라를 뺏겼다’고 했다. 저희 남편 되게 이 작품 좋아하고 재밌어 하는 열혈 시청자다. 저와 관련 기사가 나오면 링크로 보내주고 ‘자기 기사 났어’ 하더라. 제일 저한테 든든한 지원군이다.”

- 생활 연기도 필요했고, 많은 감정 소모도 필요한 작품이어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떠한가.
“리딩에서 준상 선배님이랑 나눈 많은 대화가 도움이 됐다. 제가 혹여나 놓치고 가는 부분들은 감독님이 잡아주셨다. 생각하면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캐릭터에 대한 정답은 대본에 나와 있다. 

감정 소비를 하도 많이 해서 살이 빠졌다. 약간 우울증 같던 것도 있었고, 이유 없이 되게 슬프거나 실제 남편한테 화를 갑자기 낸다던가 소화가 잘 안된다던가 했었다.”

'간분실'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배우 신동미 /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간분실'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배우 신동미 /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감정이 많이 소요되는 캐릭터라 체력관리도 중요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관리했나.
“(체력관리) 안했다. 왜냐면 얼굴에 뾰루지가 났으면 화장을 하면 가릴 수가 있는데 쌩얼이라 가릴 수가 없더라. 없던 게 생기면 튀니까 저만의 루틴(계획)을 만들어서 그것대로만 했다. 다니는 스킨 케어샵도 안다니고 운동도 안했다. 팩도 안했다. 너무 좋아 보이면 안되니까 딱 정해놓고 그것대로만 했다. 한 10년 늙은 것 같다. 이제부터 관리할 예정이다.(웃음)”

- 작품 속 캐릭터 이름이 스포일러(이하 ‘스포’)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 이름이 스포가 아니었던 것 같다. 처음에 (캐릭터 이름이) ‘간분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예를 들어 ‘노양심’은 양심이 없는 사람하고 딱 떠오르는데, 저는 식구들과 많은 사건 사고 때문에 ‘간이 배 밖으로 나온다’는 말이 있듯 간이 밖으로 나왔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그랬다. 대본이 점점 나오면서는 ‘내가 간을 주나. 그래서 분실인가’하는 생각이 들다가, 저희가 촬영을 다 하고 나서는 ‘남편의 분실된 간을 찾아준 여자였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제 이름은 스포가 아니라, 캐릭터를 대변해주는 역할이었던 것 같다.”

- ‘왜그래 풍상씨’에 대한 호평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막장 드라마라는 평을 내리고 있다.
“제가 제일 속상한 것 중 하나가 막장이라는 부분이다.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극적으로 다 한꺼번에 안에 쏟아 넣어서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다. 전 너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이 작품에 임했다. 저희한테 연기적 구멍이 없다고 말씀 하시는 것도 현실적으로 (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

- 스토리 측면에서 봤을 때 1970년대 혹은 1980년대 나왔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는 평도 적지 않은데 이러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특별한 비법이 있나.
“저희 스스로가 현실적이라고 믿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 같다. 저희한테는 이게 진짜 이야기고, 삶이고, 현실이기 때문에 드라마 속에는 그런 것들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하면서 ‘너무 옛날스럽잖아’하는 순간 작품에 몰입을 할 수 없는 것 같고,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못 받지 않았을까 싶다. 

이게 상호간의 신뢰가 좋았던 것도 있는 것 같다. 배우들끼리의 신뢰, 작가님과의 신뢰, 감독님과의 신뢰가 모두 좋았다. 이렇게 팀 분위기가 좋은 게 10년 만인 것 같다. 팀 분위기가 공감대 형성해 주는 데 도움이 됐고, 그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정 연기를 선보인 신동미 / 초록뱀미디어 제공
감정 연기를 선보인 신동미 / 초록뱀미디어 제공

- ‘왜그래 풍상씨’ 속 가장 마음이 아팠던 장면은.
“진짜 많은데... 너무 많다. 매 회마다 있었던 것 같다. 아빠가 저한테 찾아와서 속저고리 주면서 엄마 이야기했을 때 너무 속상했고, 풍상 씨 간암인 거 알았을 때 속상했다.(신동미는 그때의 감정이 생각나 복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 시상식에 대한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데 혹시 시상 욕심은 없는가.
“시상은 생각 안 해봤다. 준상 선배님이랑 장난으로 베스트 커플상 노려보자고 했다. 개인적으로 진짜 준상 선배님은 탔으면 좋겠다. 준상 선배님은 진짜 힘드셨다. 토하는 신 많았지 않나. 진짜 토하셨다. 저희가 걱정할 정도로 몰입하셨었다. 나중에 (극중에서) 간암 걸리고 나서는 식사를 안하셨다. 간암 걸려 말라가는 걸 표현해야 한다고 하셔서 식사를 안하셨다. 선배님은 꼭 상 받으셨으면 좋겠다.”

- 신동미에게 있어 ‘왜그래 풍상씨’는 어떤 작품인가.
“‘왜그래 풍상씨’는 저에게 전환점이자 터닝포인트다. 30살에 한 번 슬럼프가 왔었던 것 같고, 작년에 왔었던 것 같다. 제가 그동안 작품에 대해 스스로 ‘이런 게 잘 어울려, 안 어울려’와 같은 선입견을 만들어놨던 것 같다. 그걸 깨준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잘 해내고, 못 해내고를 떠나 저한테 개인적으로 해냈다는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제가 다음에도 전혀 다른 걸 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데뷔 18년차 배우 신동미 /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18년차 배우 신동미 /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10년 전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나.
“10년 전에는 실제 연기를 관뒀었다. 그리고 광고 AE를 해야겠다 해서 이야기까지 끝난 상황이었는데 (슬럼프를) 전도연 선배님 덕분에 극복했다. 만화책을 빌리러 갔다가 DVD ‘너는 내 운명’이 눈에 들어왔다. 슬럼프에 빠지면 영화나 드라마를 못 본다. 제가 그 작품에 없는 게 속상하기 때문. ‘너는 내 운명을’ 빌려서 보려다가 전도연 선배님이 처음에 어떤 작품으로 시작했는지 궁금해서 영화 ‘접속’부터 다 봤다. 

‘배우들한테는 이런 과정들의 시간이 필요한데 내가 뭘 얼마나 (연기를) 했다고 한다, 안한다 해’ 라는 생각이 들었고, 광고 회사에 안하겠다고 하고 다시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 KBS 2TV ‘행복한 여자’와 MBC ‘나쁜여자 착한여자’가 동시에 들어와 월화수목금토일 다 제가 나온 적이 있다. 이런 슬럼프는 어떻게, 언제 오는지는 다르겠지만 배우들에게 끊임없이 오는 것 같다.” 

- 작품 끝나고 계획이 뭔가.
“차기작은 계속 검토 중에 있다. 여행을 갈 예정이다. 엄마, 아빠 모시고 다낭과 호주를 갈 생각에 있다.”

2001년 MBC 3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18년차다.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슬럼프를 극복했으며,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아직 멈추지 않는 성장을 거듭해나가고 있는 배우 신동미, 그의 앞으로의 연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