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어가고 있는 TV조선 '아내의 맛'을 향한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다. / TV조선 '아내의 맛' 공식 홈페이지
초심을 잃어가고 있는 TV조선 '아내의 맛'을 향한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다. / TV조선 '아내의 맛'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이것은 ‘아내의 맛’인가 ‘트롯의 맛’인가. TV조선 인기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이 초심 잃은 방송으로 고정 시청자들의 적지 않은 아쉬움을 얻고 있다. 부부 예능프로그램까지 진출한 ‘미스터트롯’ 출신 트롯맨들. ‘미스터트롯’ 우려먹기가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매주 화요일 방송되는 TV조선 ‘아내의 맛’은 대한민국 셀럽 부부들이 식탁에서 소확행 라이프를 찾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장영란-한창, 홍현희-제이쓴, 함소원-진화, 이하정-정준호 부부의 각각 개성 다른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아 스튜디오에서 이휘재‧박명수와 보고 거침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부부가 함께 식탁에서 밥을 먹으며 소확행을 찾겠다던 초기 기획 의도는 사라진지 오래지만, ‘아내의 맛’은 좌충우돌 신혼생활부터 시어머니와 함께 하는 생활, 육아 고충 등 부부와 관련된 여러 상황들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웃음을 사로잡았다. 

'아내의 맛'이 '트롯의 맛' 타이틀을 내걸고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의 에피소드를 상당 분량 방영하고 있다. / TV조선 '아내의 맛' 방송화면
'아내의 맛'이 '트롯의 맛' 타이틀을 내걸고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의 에피소드를 상당 분량 방영하고 있다. / TV조선 '아내의 맛' 방송화면

하지만 TV조선 ‘미스터트롯’이 폭발적인 사랑을 구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내의 맛’은 부부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개성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1월부터 홍잠언, 임도형 등 꼬마 트롯맨들의 에피소드들을 다루기 시작하더니 이젠 ‘트롯의 맛’ 타이틀을 내걸고 ‘아내의 맛’ 속 하나의 코너처럼 담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아내의 맛’은 ‘미스터트롯’ 출신 트로트 가수들의 이야기로 막을 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경민‧이대원‧강태관‧황윤성으로 구성된 ‘미스터T’와 조영수 프로듀서가 함께 첫 앨범 구상을 위한 여행을 떠나는 내용과, 정동원‧임도형이 댄스신동 나하은을 만나 댄스 수업을 받는 에피소드가 각각 처음과 끝을 장식했다. 1시간 46분간 방영된 ‘아내의 맛’에서 ‘미스터트롯’ 출신들의 에피소드 분량은 약 1시간에 달한다. ‘아내의 맛’보다는 ‘트롯의 맛’에 더 가까운 ‘아내의 맛’이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이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은 만큼 프로그램 종영 후에도 출연진에 대한 관심도와 화제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이에 임영웅, 영탁과 같은 ‘미스터트롯’ 최종 상위권 출연진은 예능프로그램 섭외 0순위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미스터트롯' 최종 상위권 (사진 좌측부터) 영탁, 장민호, 임영웅, 이찬원을 내세운 TV 조선 '뽕숭아학당' / TV조선 '뽕숭아학당' 방송화면
‘미스터트롯’ 최종 상위권 (사진 좌측부터) 영탁, 장민호, 임영웅, 이찬원을 내세운 TV조선 '뽕숭아학당' / TV조선 '뽕숭아학당' 방송화면

다만,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에 대한 화제성만 고려한 캐스팅은 프로그램 자체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반감을 살 수밖에 없다. ‘아내의 맛’의 ‘맛’만 따온다고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에 부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면 ‘아내의 맛’ 자체를 사랑했던 고정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시간싸움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TV조선은 현재 방영 중인 6개의 예능 프로그램 중 2개의 프로그램(‘뽕숭아학당’,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사랑의 콜센타’)에서 콘셉트만 조금 수정한 채 ‘미스터트롯’ 최종 순위권 멤버들을 앞세우고 있는 상황. ‘미스터트롯’ 우려먹기가 아닌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 ‘미스터트롯’ 출신 멤버들을 조명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차고도 넘친다. TV만 틀면 ‘미스터트롯’ 가수들이 등장하는 추세에서 굳이 부부 예능 ‘아내의 맛’까지 힘을 보태야 하는걸까. ‘아내의 맛’ 제작진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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