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혼외처로 알려진 이경선(78)씨가 심경 변화를 보였다. 향후 행보와 관련해 장고에 들어간 그는 "생각이 많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씨는 지난 2006년 12월 YS를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 존부확인 소송을 취하한 뒤에도 최근까지 복수의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아왔으나 번번이 거절해왔다. 자신의 얘기는 사실상 전부 기사화됐고, 더 이상 새로운 얘깃거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씨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인터뷰에 응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지금 여러 가지 생각 중이다. 서울에서 얘기하자"고 밝혔다. 이씨의 심경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도 이씨는 대전에서 서울로 거처를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소송 취하 이후 지인의 권유로 대전에서 머물던 이씨는 "서울로 이사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당초 10월경 이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미뤘다.

이씨는 대전에서 지내는 7년여 동안에도 서울을 오가며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호전은 없었다. 체중이 12kg이나 빠질 만큼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기자에게 "학교 다닐 때 소프라노를 해서 목소리는 밝지만 얼굴과 몸이 형편없이 됐다"면서 "말도 못하게 아프다. 잘 걸어 다닐 수가 없다"고 말했다.

거동의 어려움에도 서울행을 택한 이씨의 결심은 친자확인 소송 제기에 대한 불씨를 되살렸다. 앞서 이씨는 소송을 취하하면서 "주위 사람들의 만류가 많았으나 YS를 위해 소송 취하 결정을 했다"고 밝혔지만, 그의 대리인 박항용 변호사는 "법률적, 경제적 측면 부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소송 진행이 어려웠다"면서 "앞으로 딸이 직접 나서게 해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따라서 이씨의 딸 가네코 가오리(한국명 주현희·51)의 등장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가오리의 DNA 검사만이 친자확인 소송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씨는 딸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다만 지난 2011년 김모(54)씨가 "친아들로 인정해달라"며 YS를 상대로 낸 친자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사건에 관심을 보였다. 소송이 세간의 관심을 받을 당시 이씨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사건의 추이를 지켜봐 왔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 침묵을 지켜온 이씨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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