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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비자금 후폭풍③] ‘정경유착’ 포스코, 흥청망청 돈잔치…최대 피해자는 국민
2015. 03. 17 by 정계성 기자 minjks@gmail.com

▲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포스코건설. 앞서 베트남 해외공사에서 1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가 불거진데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100억원을 조성했다는 새로운 혐의가 제기됐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포스코건설이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추가로 조성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의 수사에 탄력이 붙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 상당액이 포스코 최고위층으로 흘러간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사퇴하거나 수사 대상이 되는 ‘포스코 잔혹사’가 다시금 재현되고 있다.

포스코가 정치권 외풍에 흔들린 것은 고 박태준 명예회장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박 명예회장은 1968년 포항제철을 맡아 국민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1993년 김영삼 정부 시절 뇌물수수 및 수뢰 혐의로 기소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후임인 황경로 전 회장도 뇌물수수로 구속되면서 취임 6개월 만에 옷을 벗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포스코는 공기업에서 민영화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정치권과 사정당국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유상부 전 회장은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배임혐의의 유죄를 최종 선고 받았다. ‘최규선 게이트’는 김대중 정부 최대의 정치 스캔들로 대통령의 차남과 삼남이 비리혐의로 사법처리된 사건이다.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회장에 오른 이구택 전 회장도 정권과 함께 옷을 벗었다. 지난 2007년 임기를 채운 이 전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만인 2009년 스스로 물러났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 원인이다. 지금 검찰의 주요 수사 대상인 정준양 전 회장도 연임에 성공했지만 2013년 국세청의 세무조사 압박이 이어지자 중도 하차한 바 있다.

사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정부지분이 하나도 없는 순수민간 기업이다. 정권교체나 권력변화에 크게 영향이 없어야 정상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임원진이 교체되기도 하고 수사를 받는 일이 반복되어 왔다.

포스코가 이처럼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몇 가지 구조적인 요인들이 있다. 태생부터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기간산업을 독점한 국민기업이라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오너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공기업적인 성격 때문에 정치권의 영향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업의 성패도 국가의 정책이나 발주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점도 하나의 요인이다.

▲ 포스코는 정부 출자지분이 하나도 없는 순수 민간기업이지만, 정권 변화에 따라 그 부침이 심했다.
그러나 포스코 스스로가 정권의 전리품화 했다는 것에 보다 무게감이 실린다. 역대 포스코 회장들은 회장에 선임되기 위해 정권에 줄대기를 하거나 정권의 눈치보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이번 수사 대상인 정준양 전 회장은 이명박 정권의 실세라는 박영준 전 차관과 천신일 세중나모회장의 비호 속에 선임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검찰도 포스코건설이 조성한 비자금이 정권 실세로 되돌아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국가기간산업체인 포스코의 이 같은 정경유착이 국가경제를 병들게 한다는 점이다. 정치권의 비호를 받은 정 전 회장은 재임기간 무차별적인 M&A로 포스코의 부실화와 함께 수익악화를 불렀다. 정 전 회장 취임 전까지 29개 불과했던 계열사는 70개로 늘어났고, 차입금이 ‘0’원이었던 포스코의 빚은 7조가 넘게 불어났다. 100억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포스코건설은 이명박 정권 당시 4대강 사업과정에서 숱한 정경유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시장경제질서를 어지럽히는 것 뿐 아니라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도 했다. 포스코의 대주주는 7.72%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다. 정 전 회장의 재임기간 포스코의 주가가 최대 30% 넘게 폭락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막대한 주식보유 평가손실을 입었다. 포스코의 흥청망청 돈잔치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다름아닌 전체 국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