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와 리오넬 메시가 월드컵 본선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위기 앞에 섰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 어쩌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 ‘실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아르헨티나, 그리고 리오넬 메시 없는 월드컵이다.

아르헨티나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6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페루와의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갈 길이 바쁜 가운데 또 다시 발목을 잡힌 것이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2018 러시아 월드텁 남미 최종예선에서 6승7무4패 승점 25점을 기록하게 됐다. 페루와 승점과 골득실까지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남미 최종예선 순위표. <FIFA 홈페이지>

이대로라면 탈락이다. 남미 최종예선에서는 4위까지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고, 5위는 오세아니아 1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직 티켓이 꽤 많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것은 1위 브라질뿐이다. 2위 우루과이는 아주 가능성이 높은 편이지만, 3위부터 7위까지 칠레, 콜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 파라과이는 승점차가 2점에 불과하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1경기. 아르헨티나는 탈락이 확정된 에콰도르를 상대한다. 1차전에서 0대2로 패한 바 있고, 최근 아르헨티나의 분위기가 썩 좋지 않지만 그나마 괜찮은 상대다.

우루과이는 약체 볼리비아를 만난다. 무승부만 거둬도 본선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최근 에콰도르를 꺾은 칠레는 ‘최강’ 브라질을 상대한다. 부담스러운 상대지만, 브라질은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4위 콜롬비아와 5위 페루는 서로를 상대한다. 벼랑 끝 싸움이다.

일단 아르헨티나가 승리를 거둔다고 가정해보자. 우루과이, 칠레, 콜롬비아가 나란히 승리를 거두면 아르헨티나는 페루를 제치고 5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칠레가 브라질을 넘지 못하거나, 콜롬비아와 페루가 무승부를 거둘 경우엔 직행티켓도 따낼 수 있다.

어쨌든 아르헨티나에게 필요한 것은 승리다. 패할 경우엔 말할 것도 없고, 무승부를 거둬도 본선진출이 어려워진다.

아르헨티나는 1974년 서독 월드컵부터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11회 연속 출석도장을 찍었다. 이 기간 동안 2번의 월드컵 우승(1978년·1986년)과 2번의 준우승(1990년·2014년)도 기록한 바 있다. 바로 직전 월드컵 성적이 준우승이었다.

아르헨티나도 아르헨티나지만 메시 없는 월드컵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재앙과도 같은 일이다. 메시는 좀처럼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브라질 월드컵, 2015 코파 아메리카,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100주년 기념대회)에서 모두 준우승만 차지하며 눈물까지 보였다. 이제 그의 나이도 30대에 접어들었다. 2018 월드컵은 전성기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르헨티나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0일 에콰도르를 상대한다. 아르헨티나가 저력을 발휘하며 월드컵 티켓을 따낼지, 아르헨티나와 메시 없는 월드컵이 현실이 될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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