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승리로 끝난 20대 대선에서 꼽을 수 있는 화두는 ‘이대남’이었다. 통상적으로 20대 표심은 정치권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3월 주주총회 시즌이 찾아왔다. 올해 주총을 앞두고 나타난 현상 중 하나로 ‘여풍(女風)’을 꼽을 수 있다. 기업들은 유독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기업 이사회는 그간 남성 위주로만 이사진을 꾸려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한 비판을 고려할 때, 이사회 성별 다양화를 꾀하고 있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분명 긍정적이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자발적인 변화라고 하기엔 개운치 않는 뒷맛을 남긴다.올해 주요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열을 올리는 가장 큰 배경엔 ‘자본시장법 개정’
지난 금요일 저녁 급하게 택시를 탔을 때다. 조용히 가고 싶었던 바람과는 달리, 한적한 시간대에 만난 손님이 반가우셨는지 기사님이 말을 걸어왔다. 건네는 말에 무심할 수 없어 짧게 대답을 한 것이 기사님의 흥을 돋웠다. 말은 흐르고 흐르다 자연스럽게 ‘정치’로 향했다. 대선을 앞두고 본인의 생각과 철학을 강하게 어필했다. 채 얼마 듣지 않고도 기사님의 생각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기사님은 소위 말하는 ‘정권 교체론자’였다.그는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막기 위해선 ‘야권 단일화’가 필수라고 역설했다. 지지율에
기자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있었던 일이다. 당시 학교에서는 급식을 배식받기 위해 학생증에 그려진 바코드를 찍고 식당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기자가 사용하던 학생증 바코드 일부가 지워져 식당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다.이때 반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 하나가 학생증 바코드의 지워진 부분을 자와 매직펜을 이용해 그려줬고, 식당 출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이 바코드를 정확히 인식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구들과 해본 ‘바코드 그리기’가 기계를 속이는데 성공한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학창시절의 재미있는 해프닝 중 하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6일 “네거티브 선거전을 중단하겠다. 야당(국민의힘)도 동참해 달라”고 말한 후 실제로 네거티브를 중단했다. ‘한다면 한다는 이재명’이라고 강조하듯 정책으로만 말하겠다는 본인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네거티브는 이 후보만 중단했을 뿐, 민주당은 변하지 않았다. 이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당일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에서 ‘김건희 녹취록’을 공개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네거티브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거 하나
최근 정치권에서 나온 한 발언이 화제가 됐다. 야권 유력 대선후보에게 “연기만 해달라”는 요청이 공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를 처음 접했을 때는 단순 ‘분란의 씨앗’ 쯤으로 여겼다. 그러다 어떤 의문이 들었다. ‘연기가 쉬웠었나?’과거 영화를 전공한 덕에 카메라 앞에 선 배우들의 고충을 피상적으로나마 이해하고 있다. 그러다 직접 겪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아 극단에 들어가 연기 훈련을 받고 무대에 선 경험이 있다. 2년여의 시간을 보내며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 연기는 단순히 타고난 ‘끼’로만 할 수
대통령도 아닌 ‘영부인이 될 사람’에게 이만큼 관심을 가졌던 대선이 있었던가. 그러나 대통령 가족에 대한 검증은 시대정신이 된 것 같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의혹은 정치사에 연일 새로운 장면을 선사하고 있다.지난 26일 김 씨가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이 있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김 씨의 기자회견은 다른 점에서 화제 몰이를 했다. 사과문의 내용 때문이다. 김 씨는 기자회
중고차시장을 둘러싼 논란이 예사롭지 않다. 완성차 대기업에 대한 개방 여부가 또 다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이해관계자들의 공방은 물론 사회적 차원의 갑론을박도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이 같은 논란을 지켜보면, 불과 몇 년 전 시끌벅적했던 택시업계가 떠오른다. 카풀서비스와 ‘타다’를 비롯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택시업계는 거센 소용돌이에 휩싸였었다.기존 택시에 불만이 많았던 소비자들은 환호했다. 반면, 택시기사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고
2021년을 마무리하는 연말이 찾아왔다. 올해 연말 분위기는 지난해보다 더 썰렁함이 감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서운 가운데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2년간 무섭게 치솟은 집값으로 무주택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진 모습이다. “하루아침에 벼락거지가 된 기분이다.” 얼마 전 만난 한 금융권 관계자가 최근 집값 폭등 현상에 씁쓸함을 표하며 한 말이다. ‘벼락거지’는 자신의 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부동산 등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을 가리키는 뜻이다.
얼마 전 지방 취재를 나섰을 때 경험한 일이다. 시골 마을의 허름한 상가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여기저기 ‘컴퓨터 세탁’이라는 녹슨 간판이 달린 세탁소들을 볼 수 있었다. 처음 드는 생각은 ‘컴퓨터 내부를 청소해주는 기업인가’라는 생각했다. 궁금한 마음에 세탁소 주인 분께 물어본 결과, 1980년대 유행했던 전자동 세탁기에 당시 최신 IT트렌드 용어였던 ‘컴퓨터’를 붙여 ‘전자동 세탁기를 운영하는 최신식 세탁소’라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다소 어려워 보이는 정보통신기술(IT)용어는 일반인들에게 ‘전문가’들의 인증을 거쳤
바람 잘 날이 없다. 작금의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들의 심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각종 ‘명분’을 앞세워 물밑 이권 다툼이 이뤄지는 것이 정치권의 생리라지만, 요즘 국민의힘의 상황은 지나치다 못해 피곤할 따름이다.전당대회를 마친 직후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패자는 ‘깨끗한 승복’을 외쳤고, 당선된 후보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낙선 후보들의 손을 들어줬다. 너나 할 것 없이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에 뜻을 함께하겠다는 호기로운 말들도 내뱉었다. “정권교체의 대의 앞에 분열할 자유가 없다”는 후보의 외침에
올 4월 개막한 한국프로야구가 최종 우승자를 가린 포스트시즌을 끝으로 이달 막을 내렸다.한국프로야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야구장 내 확진자 발생 없이, 적지만 꾸준히 관객을 동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행된 포스트시즌부터는 옆자리를 비우지 않았음에도 구장 내 확진자 발생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는 프로야구 팬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온 덕일 것이다. 이 정도면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야구업계 종사자들은 야구팬들과 같은 평가를 받을
국내 대표 게임 전시회 ‘지스타’가 5일간의 대장정 끝에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철저한 방역 지침 아래 행사가 마무리됐다. 2년 만에 찾아 간 오프라인 행사는 기분을 들뜨게 했지만 아쉬운 마음도 크게 남겼다.올해 지스타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조기 참가사를 받는 등 오프라인 행사 개최와 흥행 성공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하며 개최 측의 아쉬움도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약 2년만의 행사에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지스타 개최를 한 달
#1.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새벽 시간 택시를 타고 귀가한 20대 승객이 40대 택시기사를 향해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퍼붓는다. 택시기사의 어머니까지 들먹이는 폭언이 가관이다. “너 우리 집 얼마인지 알아? 미안한데 거의 15억이야.”#2.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생 5명을 본 입주민대표가 아이들을 향해 어디 사느냐고 묻더니 다른 아파트라는 대답을 듣고 매섭게 화를 낸다. 급기야 아이들을 관리실로 데려간 그는 ‘기물파손’을 이유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저 친구들과 놀고 있었을
국내 금융사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분주하다. 은행뿐 아니라 보험, 카드, 금융투자기업 등 여러 금융권 업권사들이 미래 먹거리를 찾아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여러 국가에 진출해 글로벌 사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반면, 한국 시장엔 갈수록 썰렁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에 진출해 사업을 벌이던 외국계 금융사들이 하나둘씩 짐을 싸 국내 시장을 떠나고 있어서다. 최근엔 미국 씨티그룹이 국내 소매금융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시티그룹이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해 지
한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늘 ‘그 사람의 공과(功過)를 함께 논해야 한다’는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복잡하고 다양한 일면을 갖고 있기에, 저 말은 일견 옳은 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우리는 공과를 함께 논하다가 한 가지 오류를 범한다. 공(功)과 과(過)의 크기가 같다는 착각을 한다. 이런 착각 속에서 공과를 함께 논하다보면, 어느 순간 공을 먼저 언급하게 된다. 나아가 공으로 과를 덮을 수 있다는 착각을 한다. 이렇게 된다면 ‘그 사람의 공과를 함께 논해야 한다’
“우리 인류는 우주에서 온 ‘별의 자손’이다.”의 저자 신시아 브라운이 책을 통해 언급한 말이다. 실제로 우주가 탄생한 후 별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수소(H₂) 등은 우리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별의 자손이라는 말은 비약이 아닌 엄연한 사실이다.우리의 진정한 고향이 결국 우주이기 때문일까. 인류는 과학이 발전한 이래 끝없이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기 위한 꿈을 꾸고 있다.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는 것이 곧, 인류의 기원을 밝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많은 아이들도 우주의 원
올해 IT 업계 최고의 화두를 고르라면 주저없이 ‘메타버스’를 선택하겠다. IT 산업계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기업들까지 모두 메타버스에 매료됐을 정도니 말이다. 메타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작된 비대면 시대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어느 곳에 있든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디바이스만 있다면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가상공간에서 만난 사람들과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 ‘게임의 민족’으로 통하는
언제부턴가 배송‧배달 속도에 가속이 붙어왔다. 택배 배송의 경우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온라인을 통해 주문한 물건은 보통 2일 내외, 빨라도 다음 날 받는 것을 이른바 ‘국룰(국민 룰,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규칙)’로 여겨져왔다.그러던 어느 날 쿠팡이 ‘빠른’ 배송을 도입했다. 밤 11시 59분 안에 결제를 마치면 다음날 고객의 품에 안겨줄 수 있음을 보장했다. 이뿐이랴. 멤버십을 도입한 쿠팡은 퇴근 후 주문한 물건을 다음날 출근을 앞둔 새벽에 수령할 수 있는 기쁨(?)을 선사하고 있기도 하다. 택배 배송이 이
서른을 갓 넘긴 기자와 친구들의 대화에서 가장 크게 공유되는 정서를 하나 꼽으라면 ‘불안감’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가격 때문에 내 집 마련은 요원하고, 일을 해도 빚만 늘어나는 요지경 세상에 대한 푸념이 가득하다. 결혼 적령기라지만 나의 상황은 ‘적령기’가 아닌 듯하고, 내가 하는 일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끊이질 않는다. 한참 푸념을 쏟아낸 뒤 화제의 전환은 주식‧코인과 같은 재테크 이야기다. 누군가는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적어도 우리에겐 불안한 미래를 살아보려는 최소한의 발버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