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억울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줄줄이 쏘아올리고, ‘남조선 괴뢰’까지 최근 위성 보유국 대열에 합류했는데 북한만 유독 못 갖게 하니 말이다. 지난달 31일 발사에 실패한 북한 정찰위성 얘기다.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항변은 절절하다. 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으로 낸 담화에서 “우리의 위성발사가 굳이 규탄을 받아야 한다면 미국부터 시작하여 이미 수천 개의 위성을 쏘아올린 나라들이 모두 규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향해 “자가당착의 궤변”이라 외치는 김여정 부부장의 호소는 언뜻 들으면 그럴 듯하다.
항공사들 사이에서 ‘국제항공운수권(이하 운수권)’은 성장동력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런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운수권을 2년 연속 하나도 받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염두에 두고 임의로 배제시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두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 및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향후 대한항공과 합병이 완료되면 특정 노선 독과점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운수권 배분에서 배제됐다는 얘기다.이와 관련 운수권 배분을 총괄하는 국토부에서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긋
“나는 자유라는 말을 들으면 두렵고 소름끼친다. 자유를 수호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얼마나 많은 학살과 박해와 추방과 억압이 자행됐는가. 나는 직접 봤다.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슬로건 아래서 국가 폭력과 야만성이 정당화 되는 것을 목격했다. 지금 말하는 자유는 시장의 자유, 기업의 자유, 거래의 자유, 경쟁의 자유, 계약의 자유, 투자의 자유, 자기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자유, 욕망의 자유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와 기업의 자유를 확대하면 거기에 비례해 자유의 가치가 더 고양 되는 게 아니다.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다자녀 가정을 위한 법안 발의 소식이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다자녀 가정의 차량은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제출한 것이다.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고 독려하겠다는 취지다.기자는 자녀 3명을 둔 다자녀 아빠다. 지난해 셋째가 생기면서 차량을 11인승 승합차로 바꿨다. 6명 이상 탑승하면 버스전용차로 이용이 가능한 차량이다. 평소엔 버스전용차로가 운영되는 고속도로를 이용할 일이 많지 않다. 그런데 얼마 전, 부모님을
# “얼마 전 세입자가 지병으로 사망했습니다. 문제는 사망한 세입자의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았다는 겁니다. 전세금은 추후 세입자의 상속인들에게 돌려줘야겠지만,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라 당장 반환을 요구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계약 기간 중 세입자가 사망한다면 집주인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 전세금반환 시기뿐 아니라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는 건 아닌지 혼란이 생기기 때문.실제로 계약 기간 중 세입자가 사망하면 그의 상속인이 전세금반환을 바로 요구해 분쟁이 일어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노인이 되면 늙어 섧다는 사람도 있지만 좋은 점들도 많네. 무엇보다도 집착할 게 없어 항상 마음이 평안해서 좋아. 다른 사람들보다 잘하고 싶은 것도 별로 없고, 이것만은 꼭 이겨야겠다는 호승심도 사라진지 오래됐어. 가장 좋은 건 돈 쓸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거야. 그래서 정해진 용돈으로 큰 불편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어서 정말 좋아.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다 나 같지는 않는가 보네. 아직도 부동산이나 주식에 기웃거리는 노인들이 꽤 많으니 말이야. 그러다가 추락하는 지인도 직접 봤어. 아직도 돈이라는 괴물
지난해 ‘세모녀 전세사기 사건’으로 촉발된 ‘전세사기’ 문제가 각종 정부 대책에도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작년 9월 이후 5차례에 걸쳐 대책을 발표했으나 매번 실효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말 발표한 대책을 두고선 ‘6가지 요건이 피해자 급을 나눈다’, ‘소득 기준 등 각종 제한으로 실제 지원 대상자도 적다’는 등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여기에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을 위한 특별법 처리는 여야간 이견으로 계속 미뤄졌고 지난 11일에서야 양당은
청와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이사한 지 벌써 1년이 됐다. 1년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통령실 청사는 조금씩 손보기 시작해 새 단장을 마쳤고, 다소 혼란스러웠던 환경도 많이 정돈됐다. 취재환경도 변했다. 처음엔 아침마다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다. 도어스테핑(약식 회견) 특성상 서서 질문할 수 있는 현안이 많지 않았고, 길게 만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대통령과 직접 만난다는 의미가 있었다. 지나치게 ‘솔직한’ 대통령의 모습에 논란도 있었지만, 그래도 언론을 피하지 않고 직접 마주하는 모습이 조금 더 눈길을 끈
최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세 청년의 연이은 극단적 선택과 희생은 전세사기의 고질적 사회문제를 수면위로 떠오르게 했다. 전 국민이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사태를 주시하면서 국가와 정치권의 행보를 목도하고 있다. 전세사기는 이제 한국사회의 고질적이고 악성적 사회문제가 돼가고 있다. 서민층 주거지원이란 명분으로 행하는 전세대출제도는 은행들의 밥벌이와 전세사기꾼들의 사기행위를 도와주는 주단으로 전락하고만 것 같다. 전세대출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주택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것이 이미 세간에 인지되고 있고, 이는 서민층과 청년들의
플라이강원이 최근 극심한 경영난에 처했다. 경영난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근본적인 부분은 모기지가 양양국제공항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양양공항의 지리적인 문제로 이곳에서만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그럼에도 플라이강원은 그간 양양공항에서만 사업을 확장했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2019년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을 발급 받았는데, 지방자치단체 강원도의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3년간 다른 지역 공항에서 노선 취항을 하지 않는 조건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에 플라이강원도 강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학교폭력(이하 학폭)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됐다. 최근에는 우리 사회의 오랜 논쟁거리인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로 논란이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드라마 ‘더 글로리’ 방영 이후 한 공중파 방송에서 표예림 씨가 초‧중‧고 12년간 내내 있었던 학폭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이는 ‘현실판 더 글로리’라고 공론화되면서 사회의 공분을 샀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SBS를 통해 가해자로 지목된 4명 중 2명이 명예훼손을 이유로 표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
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맞은 요즘, 식장에선 신랑신부의 개성 넘치는 이벤트가 빠질 수 없다. 주례가 없는 결혼식은 다반사이고 대신 양가의 부모나 신랑신부가 나서 포복절도할 내용의 편지를 읽거나 하객의 눈물을 쏙 빼는 사연을 전하기도 한다. 신랑신부 친구들이 준비한 깜짝 이벤트가 SNS를 달구기도 한다.이런 모습들이 북녘 땅의 청춘 남녀들에게도 전해져 가슴을 뒤흔든 듯하다. 최근 북한에서는 남한의 결혼식 스타일을 따라하는 풍조가 번지고, 서울에서나 볼법한 이벤트를 벌이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한류를 대표해 온 영화와 드라마·
며칠 전 양평에 있는 소리산 계곡에 꽃구경을 갔다가 백작약의 꽃을 보았네. 카메라 들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야생화를 찍기 시작한 후 15년 만에 보고 싶었던 꽃을 만났으니 얼마나 흥분했겠나. 한참 동안 멍 때리는 사람처럼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네. 집 근처 야산에서 해년마다 만나는 꽃들을 보면 옆에 앉아 예쁘다는 말을 몇 번씩 하는데 백작약 흰색 꽃 앞에서는 그런 말이 바로 튀어나오지 않더군. 그때 생각난 시가 이명윤 시인의 이었어. 50여 년 전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그랬던
# “계약 기간이 끝났음에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깡통전세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는 임차권등기부터 하라고 하는데 임차권등기가 전세금반환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몰라 답답하기만 합니다.”최근 전세 사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세입자들 사이에서 임차권등기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임차권등기를 할 때는 제도의 장점과 한계를 제대로 알고 이용해야 한다.임차권등기는 문제의 주택에서 전입신고를 빼야 하는 상황에서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 시켜주기에 전세사기 피해에 어느 정도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임차권등기
안도현 시인의 부터 읽고 시작하세.“산서고등학교 관사 앞에 매화꽃 핀 다음에는/ 산서주조장 돌담에 기대어 산수유꽃 피고/ 산서중학교 뒷산에 조팝나무꽃 핀 다음에는/ 산서우체국 뒤뜰에서는 목련꽃 피고/ 산서초등학교 울타리 너머 개나리꽃 핀 다음에는/ 산서정류소 가는 길가에 자주제비꽃 피고”3월 하순과 4월 초순 사이, 전라북도 장수군 산서 면 소재지 여기저기에 순서대로 피는 꽃들을 노래하고 있는 시일세. 예전에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봄꽃들이 피는 순서가 일정했네. 예를 들어 서울 관악산 북쪽 기슭에 있는 우리 동네
”조기 소진 전에 받으세요…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50일 만에 56.3%소진“ “벌써 절반도 더 나갔다… 특례보금자리론 50일 만에 22.3조 신청” 정부가 서민의 주거 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며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언론 보도들이 주기적으로 넘쳐나고 있다. 지난 3월 21일 보도된 위 제목의 기사들은 마치 ”이렇게 빨리 소진되고 있으니 서둘러서 대출을 받으라“는 뉘앙스를 풍기기에 충분하다. ”빚내서 집사라“가 연상되는 표현의 언론보도 홍수 속에 청년들에게 기성세대로서 미안함과 씁쓸한 마음을 느끼는 사람이
바야흐로 ‘고금리 시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는 빠르게 치솟았고 과거 초저금리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빚투’ 열풍이 불 정도로 손쉽게 돈을 빌렸던 많은 서민들이 이젠 몸을 잔뜩 웅크리고 대출을 줄이고 있다. 이자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것이다.그런데 최근 금리가 연 15.9%에 달하는 한 대출상품이 흥행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높은 금리 수준에도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품은 바로 ‘소액생계비대출’이다. 소액생계비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출
은밀한 마약거래에는 공급망을 숨기기 위한 여러 수법이 동원된다. 그중 대표적인 하나가 ‘던지기식’ 판매다. 짙은 헬맷을 쓰고 오토바이를 탄 채 나타난 공급책은 화단이나 계단, 우체통 등에 마약이 담긴 봉투를 던져놓고 잽싸게 달아난다. 구매자가 이를 수거해 가면 거래는 마무리 된다.던지기식은 무엇보다 출처를 파악하기 어렵다. 마약사범 한 명을 체포하는 것보다 공급망을 찾아내 일망타진하는 게 절실하지만 쉽지 않다. 물건을 건네는 쪽에서 보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담보하기 어렵고, 공급받는 입장에서는 품질을 보장받기 어려운 문제도 있
인구 소멸 지역으로 알려진 작은 소도시의 구도심을 방문했다. 낡은 건물이 길게 늘어선 중심가는 마치 199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듯해 보였다. 길에는 자가용이 즐비했고, 도로 한 켠은 시장에 방문하기 위한 자동차 운전자들의 간이 주차로 빼곡했다. 저속으로 움직이는 도로였지만 주차된 차량 사이사이로 튀어나와 무단횡단을 하는 어르신들 덕분에 놀란 심장이 멈추지 않았다.◇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 소도시평일 낮 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상하다고 느꼈던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인근 초등학교나 중학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도심의 길 위에는
봄이면 꽃을 찾아다니느라 무척 바빠. 올해는 다른 해보다 봄꽃들이 1주일 정도 일찍 피어서 3월에 노루귀, 변산바람꽃,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현호색, 얼레지, 큰괭이밥, 괭이눈 등 많은 꽃들을 보았네. 이 땅에서는 봄에만 만날 수 있는 꽃들이라 눈에 띄면 먼저 이름부터 부르는데, 문제는 그 꽃들의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을 때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거야. 지난 십여 년 동안 만날 때마다 정답게 불러주던 이름인데도 더듬거릴 때가 많아지고 있으니 황당할 수밖에. 그럴 때 누가 “이 꽃 이름이 뭐에요?”라고 물으면 더 당황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