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항공청 “737 맥스 운항 재개 스케줄 아직 없어”

지난 3월부터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항 중지된 보잉 737 맥스 항공기. /뉴시스
지난 3월부터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항 중지된 보잉 737 맥스 항공기.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미국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항공이 두 차례 여객기 참사를 일으킨 ‘보잉 737 맥스’ 기종 운항을 내년 1월부터 재개한다는 보도와 관련,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보잉 737 맥스는 여객기 참사 후 올해 3월부터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항 중지된 상태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 측은 해당 기체를 내년 1월 16일부터 운항 재개할 계획이라고 지난 9일(현지시각) 밝혔다. 아메리칸항공 측은 이를 위해 미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항공기 운항 재개와 관련된 서류를 제출한 상태로 알려진다. 또 미 연방항공청(FAA) 및 미 연방 교통부(DOT)와 접촉을 지속하고 있다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 항공사 측은 2건의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가 올해 연말까지 승인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월가 투자자들에게 맥스 기종을 운항 재개할 의향이 있음을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도 1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글로벌 항공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랜디 틴세스 보잉상용기 마케팅 부사장은 “‘보잉 737 맥스 8’ 운항을 올해(4분기) 안에 재개할 것”이라며 “최고 결정권자는 전 세계 항공 규제 당국이기 때문에 협업해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안전한 운항 재개를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잉은 737 맥스 8 소프트웨어 개선 등 운항재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미국의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FAA 등은 보잉 737 맥스 8 추락 원인을 새로 도입한 조종특성증강시스템(엠케스·MCAS)이라는 소프트웨어의 작동결함으로 보고 있다.

틴세스 부사장은 “현재 보잉은 737 맥스 8 기종에 다시 탑재할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인증을 받고 있다”며 “엠케스(MCAS) 변경에 따라 하드웨어의 변화도 있을 것이고, 기종과 관련한 새로운 훈련 교재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종사의 업무 부하가 최대한 완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 절차를 수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메리칸항공과 보잉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FAA 관계자들은 보잉 737 맥스 기종 운항 재개 스케줄을 아직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항공사 측으로 운항 금지 해제 시점에 대해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내 항공사 관계자들 역시 외신 보도와 기자간담회 내용일 뿐 국내에서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내년 3월 29일부터 인천~오키나와 노선에 보잉 737 맥스 8 기종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한항공도 확정사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737 맥스 기종을 아직 도입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미국과 보잉 측에서 빠른 조치로 하계 스케줄 시작 전에 맥스 기종 규제가 풀리고 안전성이 보장돼 국내 운항이 가능해지면 해당 기종을 투입해 운영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선별 투입 항공기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항공사 중 보잉 737 맥스 8 기종을 가장 먼저 도입한 이스타항공도 해당 기체 운항 재개와 관련해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아메리칸항공에서도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운항 재개 시점을 당초 올해 11월로 계획했으나 내년 1월로 연기한 것”이라며 “FAA 인증과 국내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각국 규제기관의 운항 허가 시점, 항공사별 승무원 교육 등에 따라 또 연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운항 재개 허가를 한다하더라도 전 세계 항공 규제 당국에서 자국 영공 통과와 이착륙을 허가하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운항은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보잉은 737 맥스 기종의 운항 중단으로 손실을 본 항공사 측으로 보상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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