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17 17:25
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론 두고 '신경전'
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론 두고 '신경전'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1.05.07 1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해 7월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목요대화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최근 정세균 총리를 비롯한 여권 잠룡들이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 구상에 대해 비판을 가한 가운데 김경수 지사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미루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해 7월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목요대화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 180일 전까지 출마할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다음 대선은 2022년 3월 10일이므로 올해 9월 10일까지는 대선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 친문(재인) 인사들을 중심으로 경선 연기론이 나왔다. 그러자 민주당 내 이재명계 의원들이 경선 연기론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경선 일정을 둘러싸고 잠룡들 간 신경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 경선 연기 친문과 반발하는 이재명계

경선 연기론은 한동안 물밑에서만 언급됐지만, 송영길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본격화됐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오는 9월초에는 후보를 확정지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빠르면 6월부터 경선 국면에 들어가야 한다. 

경선 연기론의 포문을 연 사람은 친문으로 분류되는 전재수 의원이다. 전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180일 전에 이미 대선후보를 만들어놓고 국민의힘이 진행하는 역동적인 후보 경선 과정을 멀뚱멀뚱 쳐다만 봐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선 연기론에 불을 지폈다.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두관 의원도 같은날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조찬 회동을 하며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대권 주자인 정 전 총리 측은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자 이재명계 의원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를 선언했던 민형배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이전투구 싸움을 시작할 때 민주당은 두 달이나 먼저 시민의 마음을 얻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이런 논의는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조용하게 진행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압박하듯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실익도 없어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같은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칙을 망가뜨리는 것은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컨벤션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여당을 (대선) 후보 중심으로 바꾸고 여당 예산, 입법을 통해 후보의 메시지와 공약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기 때문에 적절치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7월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후폭풍이 여권의 대선 경쟁구도까지 흔들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7월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경선연기 결정 지도부의 몫?

민주당 대선후보가 야권 후보보다 빨리 결정되면 야권 대권주자들의 경쟁 때문에 주목도가 떨어지고, 혹독한 검증 국면에서 후보의 이미지가 불필요하게 소모될 수 있다는 게 경선 연기론의 명분이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경선을 거쳐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당시, 지방선거와 단일화 국면 등을 겪으며 지지율에 부침을 겪었던 바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당헌에 최종 후보 선출을 120일 전으로 하고 있다. 민주당보다 후보 선출이 2개월 늦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도 경선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아울러 재보선 패배 후 민생행보를 보이는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고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 박용진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 등 후발주자가 이름을 알릴 기회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이 지사에 대한 친문계의 거부감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친문계 중 노무현 전 대통령 직계로 분류되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만일 6월 중에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이 나온다면 민주당의 대선 경선 구도는 급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정성호 의원은 인터뷰에서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한 또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 벌기 아니냐' 이런 프레임에 말려 들어가면 본선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재수 의원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 그럴 의도도 전혀 없다”면서 “현재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포함해 민주당 내에서 거론되는 모든 주자는 한 분도 예외 없이 민주당의 가치와 노선 안에 있는 분들이다. 후보가 누가 되든 민주당의 후보”라고 강조했다.

일단 명분은 경선 연기 불가를 주장하는 이재명계에 있다. 경선 연기를 언급할 경우 소모적인 논란에 휩쓸려 여론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 당헌에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 의결로 달리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지도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과 국민의힘 경선 시점을 고려해 경선 연기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