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호조와 ‘윤석열 테마주’ 현상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대원전선의 오너일가가 잇달아 지분 처분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업황 호조와 ‘윤석열 테마주’ 현상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대원전선의 오너일가가 잇달아 지분 처분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대원전선 주가가 업황 호조에 ‘윤석열 테마주’ 현상까지 더해지며 크게 오른 가운데, 오너일가는 주식 처분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추정되는 오너일가의 이러한 행보는 ‘정치인 테마주’ 현상에 편승한 것이라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원전선이 공시한 바에 따르면, 오너일가 2세 서정석 전무는 지난달 28일 보유 중이던 대원전선 주식 200만주를 장내매도했다. 이로써 서정석 전무는 6월에만 총 500만주의 주식을 처분하게 됐다. 앞서 지난달 4일과 23일에도 각각 200만주, 100만주를 장내매도한 바 있다. 서정석 전무의 부친인 서명환 회장 역시 지난달 23일 100만주를 장내매도 했다.

대원전선 오너일가, 특히 ‘2세 후계자’ 서정석 전무의 이 같은 행보는 여러모로 눈길을 잡아끈다.

우선, 대원전선은 최근 들어 주가가 급등한 상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00원 아래 머물던 주가가 현재 3,000원대 안팎을 오가고 있고, 최근엔 4,00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주가가 이처럼 급등세를 보인 것은 6월 들어서다.

대원전선의 주가를 들썩이게 만든 요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업황 호조다. 원자재 가격 변동, 전방산업의 활기 등의 호재가 등장하면서 전선업계 전반의 주가가 상승했다. 그런데 대원전선은 여기에 하나의 요인이 더 작용했다.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주로 지목된 것이다.

후계자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서정석 전무는 지난해 7월 전환사채 권리행사에 나서면서 대원전선 지분을 확대한 바 있다. 이에 향후에도 대원전선 지분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돌연 지분을 대거 처분한 모습이다. 서정석 전무는 5월까지만 해도 584만여주, 7.93%의 지분을 보유 중이었다. 이 중 500만주를 처분하면서 남은 것은 84만여주, 1.14%다. 최근 행보에 비춰보면 이마저도 완전히 처분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를 두고 대원전선 오너일가가 승계 계획을 수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원전선 지분 처분으로 확보한 자금을 다른 승계 계획에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원전선은 현재 비상장사인 갑도물산이 최대주주로 있다. 갑도물산은 다시 서명환 회장이 74.37%, 서정석 전무가 10.63%,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또 다른 오너일가 2세가 15%의 지분을 나눠 보유 중이다.

다만, ‘정치인 테마주’ 현상을 승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곱지 않은 시선도 제기된다. 

한편, 대원전선은 지난해 선임한 민경도 사외이사가 윤석열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원전선 측은 앞서 “당사의 민경도 사외이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대 법대 동문은 맞으나 그 외에는 당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