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지난 3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뗏목 체험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연일 이어지는 폭염을 피해 휴식을 하고 있다. / 뉴시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지난 3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뗏목 체험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연일 이어지는 폭염을 피해 휴식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준비 미흡 논란으로 여야가 또다시 정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새만금 잼버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했다고 맞섰다.

◇ ‘정부 책임론’ 강조하는 야당

새만금 잼버리는 시작부터 사고가 발생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폭염으로 지난 2일 온열질환자만 207명이 발생했고 이외에도 벌레 물림‧소화기 장애‧발목 골절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780여명이었다. 또 시설‧위생, 바가지요금까지 문제가 되면서 준비‧진행 미흡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지속되자 민주당은 정부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잼버리를 놓고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며 “폭염 때문에 많은 온열 환자가 발생했고 준비가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P통신은 예측할 수 있었던 피해라고 했고 우리 당의 이원택 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과 지역 언론은 이미 지난해 폭염과 침수 피해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해 왔다”며 “특히 소방 당국의 행사 중단 요청에도 개영식 행사가 계속 진행된 것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잼버리 대회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라며 “원래 잼버리라는 단어는 아메리카 원주민 언어로 ‘유쾌한 잔치’라는 뜻으로 쓰였고 1860년대 미국에서 즐겁고 시끌벅적한 모임이라는 말이다. 유쾌하고 시끌벅적해야 할 잼버리 대회가 시끌벅적한 국제 망신 대회, 청소년 재난 체험 대회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거들었다. 그는 “세계 잼버리가 국제적 망신이 될 위기에 놓였다. 각국 대사관에서는 위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다”며 “무능하고 안전을 경시하는 윤석열 정부를 우리 국민만 알아도 충분하고 차고도 넘친다. 굳이 전 세계에 국제적 망신을 인증 받을 필요가 있는가”라고 비꼬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의 난맥상이 드러난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세계 청소년의 문화교류와 우애의 장인 세계 잼버리가 ‘현실판 오징어 게임’이라는 비판에까지 직면하는 등 대한민국의 국격이 폭염과 함께 녹아내리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외신의 비판, 국내외 학부모의 빗발치는 원성, 안전사고 우려로 인한 주한 외교관 급파 등 역대급 나라 망신에 얼굴을 들 수 없는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정쟁화 차단 나선 여당

여당은 책임론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쟁화 차단’을 선택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는 전라북도의 숙원사업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하고 윤석열 정부가 개최한 행사인 만큼 여야와 국민 모두가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임이 틀림없다”며 “그런데 벌써 일각에서 잼버리를 정쟁의 소재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어제(3일) ‘문재인 정부와 전라북도 민주당 정치인들이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하려는 정치적 잇속 때문에 바다를 메운 간척지에 잼버리를 유치했다’며 ‘잼버리 행사를 즉시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민주당과 일심동체처럼 한목소리를 내던 민주노총이 돌연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이 의아스럽기까지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나 우리 당은 양평 고속도로가 정쟁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듯이 새만금 잼버리 역시 정쟁거리로 변질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아침 긴급대책 점검 회의에서 말씀드린 대로 정부와 여당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실행에 옮겨 잼버리 현장의 환경을 빠르게 개선하고 스카우트 대원들 모두가 건강하게 귀국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상황을 점검하고 챙겨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준비 미흡에 대한 책임을 따지거나 준비 과정에서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다”며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역할은 우리와 다른 참여 국가의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칫 침체될 수 있는 분위기에 응원의 목소리를 전함으로써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가 잘 마무리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정치권을 향해 무리한 주장으로 혼란을 부추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여당은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임시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새만금 잼버리 대회 지원을 위한 예비비 69억원 지출안을 재가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스카우트 학생들을 위해 냉장‧냉동 탑차 공급과 의료물자 추가 지원, 급식 개선 등을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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