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재명 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 전통 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재명 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 전통 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윤석열 정부 심판’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5일엔 울산과 부산을 찾는다. 이 대표는 이른바 ‘윤석열 정권 심판 벨트’로 규정한 지역을 다니며 정부에 대한 실정을 부각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울산에 위치한 수암시장을 방문해 “4월 10일은 심판의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5대 실정으로 규정한 ‘이채양명주’를 다시 강조했다.

이는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양평 고속도로 의혹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주가 조작 의혹 등을 의미한다. 그는 “먹고 살기 어렵고 빚 갚기 어려워서 온 가족을 끌어안고 극단적 선택을 해야 되는 이 엄혹한 현실에 대해 정부와 대통령, 여당은 책임지지 않는다”며 “심지어 채상병 사망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자는 것도 방해하고 열심히 진상규명하는 수사단장을 오히려 처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문책은 못할망정 공직자로 임명하고 예산을 들여서 대한민국의 얼굴로 파견했다”며 “도피를 시켰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웃음거리가 됐다.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양평 고속도로 의혹에 대해 “우리가 낸 피 같은 세금으로 국가 기반 시설을 만드는데 왜 갑자기 노선이 바뀌는가”라며 “디올백‧주가 조작은 대체 뭔가. 법 앞에 평등한 나라는 권력 행사에서 공정함은 생명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위임받은 권력을 국민을 위해서 공정하게 행사하지 않는 공직자는 공직자의 기본 자격이 없다”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책임을 묻는 것도 힘들면 아예 퇴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 4월 10일은 국민을 배반하고 능멸하는 오만한 국민의힘을 심판하는 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 이재명, 충남‧용산‧대전‧충북 찾으며 ‘정권 심판론’ 부각

이처럼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할 수 있는, 이른바 ‘정권 심판 벨트’를 찾으며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이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를 강조하기 위한 방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경기 양평군 강상면을 찾아 이러한 전략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양평 고속도로 의혹을 강조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이어 지난 11일엔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부각하기 위해 충남 천안을 찾았다. 채상병 사망 사건 당시 국방부 차관이었던 신범철 후보가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또한 지난 13일은 서울 용산을 찾았다. 이 대표는 이날 용산에 위치한 효창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용산은 청와대에 있던 대통령실을 옮긴 거라 상징성이 매우 크다”며 “대통령실이 위치한 선거구에서 반드시 이겨 우리 국민들께 ‘대통령을 심판했다’, ‘윤석열 정권 지난 2년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을 물었다’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대전과 충북 청주를 찾기도 했다. 이는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문제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이슈화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지역 방문에서 발언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같은 날 이 대표는 충북 청주에 위치한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지난 2년간 윤석열 (대통령)이 나라 살림을 잘했다고 생각하시면 2번을 찍으시라”며 “‘지금 살 만하고 견딜 만하다, 이 상태가 계속되어도 좋다, 민생은 엉망이 돼도 괜찮다, 그래도 국민의힘이 계속 권력을 갖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시면 그들에게 표를 주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을 무시하고,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고, 국민의 삶을 방치해서 경제와 민생을 망쳤다, 이대로는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하면 확실하게 심판해 달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민주당 망언의 끝판왕”이라고 직격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자신들을 지지하면 유권자로서 반드시 한 표를 행사해야 하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면 국민도 아니라는 말인가”라며 “지지층 결집을 노리기 위한 말 치고는 참 치졸하고 저열하다. 게다가 ‘우리 아니면 적’이라는 이 대표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한심하다”고 맹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인천에서 ‘2찍(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용어)’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며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던 말은 결국 허언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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