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왼쪽부터),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8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에 앞서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왼쪽부터),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8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에 앞서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김건희 문자’ 논란이 당권경쟁의 핵심 이슈가 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한동훈 당 대표 후보는 김건희 여사와의 문자 공개에 대해 ‘당무개입’이라 규정한 바 있다. 8일 당내서도 “문자 논란의 본질은 대통령실 당무개입”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등 내홍이 깊어지며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 ‘연판장’ 논란에 새 국면

한 후보는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초청 타운홀미팅에서 김 여사와의 문자 논란에 대해 “지금 이 시점에서 저를 막기 위해 이런 사적인 문자를 공개적으로 전당대회 장에 올리는 것은 일종의 당무개입이자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자신을 향한 공세에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그간 당권주자들은 한 후보의 소위 김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을 두고 ‘해당 행위’라고 지적하는 등 총공세를 펼쳐왔다. 지난 1월 총선 승리를 위해 힘써야 했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국민 사과하겠다’는 문자를 무시한 게 총선 참패의 요인이라고도 지적했다. 

하지만 전날(7일)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인 ‘성찰과 각오’ 구성원 일부가 한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는 ‘연판장’을 돌리려 했다는 것이 드러나자 한 후보는 역공에 나섰다. 

한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니라 공적으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사과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사퇴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며 “예스냐 노냐 묻는 협박성 전화도 돌렸다”고 밝혔다. 이에 전날 오후 3시에 예정됐던 한 후보의 사퇴 촉구 기자회견은 ‘제2의 연판장 사태’라는 비판을 받으며 취소됐다. 

‘연판장 사태’가 ‘당무개입’으로 비화될 가능성에 대해 당 지도부는 빠르게 선을 그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일부에서 우려하는 용산과 전당대회, 그리고 당과의 부적절한 연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결코 그러한 일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대통령실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일체의 개입과 관여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후보자들 역시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재섭 의원은 당 지도부의 의견과 배치되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후보를 둘러싼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이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직접적인 문자 공개는 대통령실에서 안 했을 수 있다 하더라도, 후보들이 출마하는 과정에서 친윤계 인사들 내지는 반한 인사들의 구심이 생기는 과정을 보면 직간접적으로 그 뒤에는 대통령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들이 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무개입설'에 집중했다. 그는 “당시 대통령에게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 안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통로로 전달받은 상황이었다”며 “그 문자가 무슨 의미인지 오히려 대통령실이 갖고 있는 입장과도 다르다”고 밝혔다.

한편, ‘친윤계’측 당권 주자인 원희룡 당 대표 후보는 이 자리에서 “오늘 선관위에서 새로운 공방이 될 수 있는 것을 당분간 자제해달라 해서 그 방침에 따르겠다”며 “더 이상 언급 없이 기존 입장으로 갈음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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