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차례로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사진은 왼쪽부터 재닛 옐런 미국 연준의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 <뉴시스/신화/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12~13일(현지시각)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14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있으며, 영국은행(BOE)과 스위스국립은행(SNB)도 같은 날 정책회의를 통해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주요국의 금리정책이 이번 주에 모두 발표되는 셈이다.

◇ 금리인상 궤도 오른 미국, 연말 재인상 가능성 높아

블룸버그는 12일(현지시각) 기사에서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기정사실이다”고 표현했다. 미국을 긴축정책에 나서게 한 배경이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상승세를 탄 미국의 각종 경제·고용지표는 여전히 견고하다. 미국은 올해 3·4분기에 3%대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등의 국제금융기관들은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1~2.2%로 예상하는 중이다. 비록 낮은 물가상승률의 수수께끼는 아직 풀지 못했지만, 연준은 “2018년 중 금리를 세 번 인상하겠다”고 발언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0.25% 인상이 결정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1.25~1.50%가 된다. 연준이 공언한대로 세 번의 금리인상이 현실화된다면 2018년 말에는 2.0~2.25%까지 높아진다. 연준이 지난 9월 제시한 로드맵에 따르면 장기평균금리는 2.5~3.0% 사이에서 형성될 확률이 높다. 당시 일부 위원들은 기준금리가 2020년을 전후해 3.5%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도 제시한 바 있다.

금리인상속도가 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룸버그가 12월 초 경제전문가 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18년 중 3번의 금리인상전망에 동의했을 뿐 아니라 당초 6월로 예상됐던 첫 기준금리 인상시점도 3월로 앞당겼다. 블룸버그가 발표한 18년 금리인상 시기는 3월과 9월, 12월이다.

이는 곧 2월 초부터 연준의장을 맡게 되는 제롬 파월 현 연준이사가 자신의 첫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뜻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새 연준의장이 당분간 시장을 지켜보지 않겠냐는 분석이 지지를 받았지만, 미국이 꾸준히 경기개선을 이어가면서 보다 빨리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준의 다음 공개시장위원회는 2018년 1월 30~31일과 3월 20~21일에 열린다.

◇ 유럽연합과 영국은 “지금은 때 아니다”

이미 작년 말부터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국에 비해 유럽대륙은 아직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지난 9월 발표한 2018·19년 물가상승률 전망은 각각 1.2%와 1.5%다. 목표치인 2%에 비하면 아직 한참 낮다. 블룸버그는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2019년 2분기가 지난 후에야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럽중앙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발표하는 2020년 경제전망의 동향에는 주목할 만하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당장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새 경제전망이 긍정적이라면 향후 금리인상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자산매입 중단을 통한 양적완화의 종료시점도 관심사다. 유럽중앙은행은 올해 1월부터 보유자산 축소계획에 돌입한다. 우선 월 60억유로 가량인 자산구매지출이 절반으로 줄어들며, 적당한 시기가 되면 자산구매를 아예 중단할 예정이다. ‘자산구매 제로시대’의 시작은 당초 10월 중순경으로 예상됐지만, 최근에는 내년 1월까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상태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은 이미 한 차례(11월 2일)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만큼, 시장에서는 14일(현지시각) 회의에서는 만장일치 금리동결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유럽중앙은행의 물가상승 목표와 합을 맞추려면 향후 3년간 2번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2020년 말까지 1.0%로 올리겠다는 뜻이다. 아직 여유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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