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은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원투표를 제안했다. 안 대표는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내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전당원투표를 제안하는 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다. 반대파 의원들은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당내 혼란을 조속히 정리하고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며 “저는 결연한 각오로 국민의당 당 대표의 지위와 권한을 모두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당 대표에 대한 재신임도 묻겠다”고도 했다.

안 대표는 전당원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당 대표직은 내려놓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원 여러분의 찬성 의사가 확인되면 전 단호하고 신속하게 통합 절차를 밟아나가겠다. 신속한 통합 작업 후 저는 새로운 당의 성공과 새로운 인물 수혈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통합 반대로 확인될 경우 천근의 무게를 받아들여 당 대표 사퇴는 물론 어떤 것이라도 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당내에서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 중진의원들을 겨냥해 “계속해서 당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여전히 개인의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앞장서서 호남 민주주의 전통을 왜곡하고 김대중 정신을 호도하는 구태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요구해 오후 2시 의원총회에서 ‘2차 끝장토론’을 벌이려던 반대파 의원들은 이 같은 안 대표의 제안에 반발했다. 장병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헌에도 없는 조치이고 기본적으로 의총을 무시하는 조치”라며 “(전당원투표를)하겠다는 자체가 무효”라고 했다. 이들은 의총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의원은 안 대표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마디로 당원과 당 소속 의원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더 이상 잃을 것 없는 안 대표 자신의 거취를 담보로 당의 진로를 협박하고 운명을 결정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