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성완종 리스트'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오는 22일 예정된 가운데, 선고 결과에 따라 한국당의 운명도 뒤바뀔 수 있다는 예측이 당 내부에서 제기됐다. 사진은 고민하는 홍 대표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성완종 리스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홍준표 대표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 결과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승패와 보수 진영의 판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당 운명을 좌우할 홍 대표의 상고심은 오는 22일 오후 2시, 대법원 3부에서 열린다.

홍 대표의 상고심 선고 결과는 두 가지다. 첫째는 2심에서 무죄로 판결된 내용이 3심에서 확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홍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완전히 떨어낼 수 있게 된다. 홍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방해가 됐던 큰 걸림돌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 경우 지금까지 진행한 당내 ‘친박(친 박근혜계) 청산’을 비롯한 당 혁신 작업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중진 의원은 20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가 2심 결과를 두고 법리적 해석을 하는 게 상고심이라고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설명했던 만큼 무죄 판결이 나올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한다”면서 “무죄가 될 경우 홍 대표의 아킬레스 건이 사라지는 셈이니 지금 하고 있는 당 혁신 작업과 대여당·대정부 투쟁도 활력을 띄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 대표도 상고심에서 무죄 확정을 자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 사건은 법률적 쟁점이 단 하나도 없다”며 “(항소심에서) 성 전 회장 관련 증거가 모두 증거 능력이 있다고 하고 검찰이 제출한 모든 증거를 받아들여도 8가지의 믿을 수 없는 사유를 들어 내가 돈을 받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률심인 대법원에서 (항소심에 대해) 판단을 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 “유죄 나오면 그야말로 카오스”

문제는 홍 대표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경우다. 이 경우 현행 당헌·당규에 따라 홍 대표는 대표 직을 잃게 된다.

이 상황이 전개될 경우 홍 대표의 ‘불도저’ 리더십도 치명상을 입게 된다. 친박계와 당무감사에 불만을 품은 의원들의 불만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계파 갈등이 부활하게 되는 것이다.

또 홍 대표의 잔여 임기가 1년 6개월 이상 남아 있는 상태여서 당헌·당규에 따라 60일 이내에 임시 전당대회를 열고 새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당은 임시 전당대회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당 지도체제 정비를 하게 된다.

지난 1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본 궤도에 올리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었던 전례를 감안하면, 홍 대표 이후 새로운 비대위 체제를 꾸리는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수면 위로 표출돼 당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 같은 예측에 대해 수도권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20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그럴 일이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지만 홍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유죄를 받게 된다면 당은 한 순간에 ‘카오스’(혼돈)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도 차질이 생기게 되고, 보수대통합 문제 역시 미해결 과제로 남아 새 지도부가 들어서더라도 당분간 당 분위기는 어수선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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