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중국 국빈방문 시기를 전후해 하락하고 있다. <리얼미터>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국면이다. 21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68.7%였다. 3주 연속 하락은 일단 피했지만, 70%대 지지율 회복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기 보다는 안도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지지율 하락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과 관련, 부정적인 보도가 많았던 것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리얼미터가 실시한 중국 국빈방문 평가 여론조사 결과, 긍정평가는 55.8%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았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 일부가 중국 방문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대목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중국 방문 이전부터 잇따랐던 일부 언론과 야당의 중국홀대 공세 여파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 ‘야당의 중국홀대론 공세로 대통령 지지율 하락’

그럼에도 청와대는 차분한 분위기다. 오히려 지지율의 연착륙이 필요하다는 뉘앙스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지율은 빠질 수밖에 없는데, 지지율 유지에만 급급하면 주요정책은 손대보지도 못하고 자칫 무리수를 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실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층 중에서도 개별정책으로 들어가면 찬반이 나눠질 수 있다”며 “국정운영을 하다보면 지지율 하락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30~40% 지지율로 국정운영하고 선거도 다 치렀다”며 “역대 선거결과를 봐도 알 수 있지만, 우리 국민들은 보수·진보 한 쪽으로 결코 쏠리지 않는다. 이런 토양에서 지지율이 70%는 물론이고 60%만 넘어도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연착륙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기저효과다. 예를 들어 평소 100점을 받던 학생과 80점을 받은 학생이 똑같이 70점을 맞았을 때 평가가 크게 달라진다. 즉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다 하락할 경우 그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대심리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70% 지지율에서 1% 포인트가 상승하면, 그냥 1% 올랐다고 언론에 표현되지만, 1%가 하락해 69%가 되면 ‘70%대 지지율이 깨졌다’고 표현한다”며 “50%의 지지율도 높은 지지율인데, 70%에서 떨어진 것이니 얼마나 대서특필이 되겠느냐”고 설명했다.

◇ 연착륙 반기는 청와대 ‘55~60%면 충분’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취임 이후 외교성과에 대해 종합하고 있다. <뉴시스>

지지율 연착륙의 최적점은 55%~60%로 판단했다.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과반에서 조금 높은 정도를 유지하는 선이 좋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55%에서 60%만 되도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충분하다”고 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여기에는 민주당과 비교해 지지율에서 우위를 지켜야 한다는 포석도 있다.

이유는 역대 정권들의 흐름이 증명한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심화되면 집권여당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되기 시작하고 곧 레임덕 현상으로 이어졌다. 나아가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역전되면, 당내에서 대통령에 대한 출당요구가 분출된다. 그렇게 될 경우 정권은 국정동력을 상실한 채 식물정권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던 게 사실이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율이 지금 추세를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대통령 지지율이 약간 더 높은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했다.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5,400명에 통화를 시도해 최종 1,508명이 응답을 완료, 4.3%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유무선 ARS,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 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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