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의 내년도 OLED 패널에 대한 시장 전망은 긍정적인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용 OLED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며,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내 OLED 공장 건설 승인이 오는 26일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 제품. <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패널 종류에 따라 내년도 전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OLED 패널은 긍정적이지만 LCD는 지속적인 가격 하락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패널인 OLED 비중 확대를 꾀하고 있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있는 만큼 당분간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2018년 OLED 볕들까… 삼성D·LGD, ‘긍정적’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양대 산맥이다. 이들 제조사들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한다. 양사는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모두 점유율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두 패널의 전망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일단 OLED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이제 투자를 시작하는 글로벌 기업과는 달리 선제적 투자로 이미 기술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애플에 공급할 OLED 패널이 올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애플 전문 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애플용 OLED 패널을 약 1억8,000만대에서 최대 2억대까지 생산한다. 올해 애플에 공급한 OLED 패널은 5,000만대로 추산되고 있다. 약 4배 가량이 더 증가하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OLED 패널의 독점 공급사로, 애플이 OLED 채택을 증가하면 그 수혜는 고스란히 삼성이 누린다.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스마트폰용(중소형) OLED 생산 기술에 격차가 있어 애플의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만족할 제조사가 삼성디스플레이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LG디스플레이도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5개월가량 미루던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 건립 승인 여부를 오는 26일 결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중국 광저우에 8세대 OLED 공장 설립을 발표했지만 우리 정부의 기술 유출 우려로 그간 승인을 미뤄온 바 있다.

이번 결정은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 개최한다. 다행히 승인 불가는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운규 장관이 지난 20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 발언에서 짐작 가능하다. 백 장관은 “승인 판단 기준은 국익이 우선”이라며 “상식적으로 결정하겠다. 기업 매출을 많이 내고, 고용 창출로 연결시키는 것이 국익”이라고 말했다. 백 장관의 발언에 따라 중국 공장 설립에 대한 승인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술 유출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상황인 만큼 정부가 내거는 조건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OLED 공장이 설립되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시장 영향력도 증가하게 된다. 대형 OLED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기술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이수민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이 증가하면 원가하락이 패널 가격 하락 및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이라며 “이후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TV 비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LCD 패널에 대한 시장 전망은 부정적이다. 중국 제조사들이 공급 과잉 상황에서도 공격적으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받는 타격도 심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 제품. 

◇ “공급 과잉·경쟁 심화”… LCD, 올해 이어 내년도 부정적

디스플레이 산업의 가장 큰 단점은 수급변동성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LCD’ 패널이 그 점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5년간 LCD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LCD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서 공급이 과잉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가 내년도 생산량을 더 확대하는 탓에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LCD 패널 가격은 이미 올 초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월 LCD 패널 평균가는 210달러(약 23만원)를 기록했지만 지난 11월 173달러(약 19만원)로 37달러(약 4만원) 하락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를 중심으로 LCD 생산량이 확대된 결과다. 이 같은 하락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OLED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급 과잉은 더 심해진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BOE는 내년 상반기 10.5세대 LCD 생산라인 양산을 개시한다.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생산을 확대해온 BOE가 공급 과잉 상황에도 생산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다른 중국 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LCD 공급 과잉 상황에 따라 2018년도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험도를 ‘불리한(높은) 수준’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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