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현역 지자체장들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한국갤럽이 27일 발표한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1~3위를 모두 차지하며 상위권을 기록했다. 민주당 소속 현역 지자체장들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2017년 상반기 6개월간 전국 성인 2만762명에게 ‘거주지역 시도지사의 직무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직무 긍정률 77%로 1위를 기록했다. 조사에 참여한 충남도민(890명) 중 10%만이 안 지사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최문순 강원도지사(64%)와 박원순 서울시장(60%)이 차지했다. 한국갤럽은 최 지사의 직무평가에 대해 “2016년 상반기 직무 긍정률 54%, 하반기 58%, 올해 상반기 60%, 그리고 이번에 64%로 점진 상승해 본인 직무 평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박 시장 역시 2014년 하반기 직무 긍정률 60%에서 2015년 50% 중반, 2016년 50%로 점진 하락했으나 올해 다시 60%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14명 중 하위권인 13위와 14위는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나타났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이 각각 직무 긍정률 40%, 36%를 기록했다. 그 위인 12위는 바른정당 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46%)였다.

이번 조사는 공석인 경남·전남도지사를 제외한 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14일 대법원 판결로 시장직을 상실한 권선택 대전시장은 해당일 이후로는 후보로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갤럽은 “대통령 직무 평가는 조사 시점과 이슈에 따라 크게 등락하고 세대별·지지정당별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지만, 시도지사 직무 평가에서는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이는 지역민들이 시도지사를 평가할 때 해당 지역 내 행정 상황을 중심으로 판단하며 중앙 정부 정책이나 여야 갈등 사안에는 크게 영향 받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2017년 7~12월 민선 6기 시도지사 직무 수행 평가. 표본오차 14개 시도별 표본오차 ±1.3~5.6%포인트(95% 신뢰수준) <한국갤럽 도표>

◇ 좋은 분위기가 ‘악재’ 될 수도… 경선 과열 예상

현역 지자체장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의 지방선거 준비에 ‘훈풍’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50% 안팎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어 느긋하게 내년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 출범 후 첫 지방선거는 대체로 여당에 유리했었다는 ‘역사’도 배경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좋은 분위기’가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후보군이 너무 커져 경선이 과열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의 경우만 해도 현역인 박 시장 외에 민병두·박영선·우상호·이인영·전현희 의원 등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만 6~7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일단 지방선거준비기획단을 중심으로 지방선거 관련 준비를 차근차근 추진해가고 있다. 기획단은 매주 회의를 통해 지방선거 시행 세칙 등을 논의하고 있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현역 광역자치단체장들을 대상으로 자체평가도 진행했다. 민주당은 연초 검증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세부적인 절차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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