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미 IBK저축은행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성미 IBK저축은행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건전성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지만 순이익 성장세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거둬서다. 다른 은행계 저축은행들이 올해 모두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IBK저축은행은 홀로 순이익이 뒷걸음질을 쳤다.

◇ 취임 첫해 순이익 둔화세 

IBK저축은행이 출범한 지 어느덧 4년이 훌쩍 넘었다. IBK저축은행은 기업은행이 부실 저축은행이던 예솔저축은행을 인수해 2013년 7월 출범시킨 곳이다. 금융당국은 2011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저축은행이 문을 닫는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가 발생하자, 빠른 수습 차원에서 금융지주와 은행들에게 부실저축은행 인수를 독려한 바 있다. 이에 하나금융지주와 IB기업은행, KB금융지주 등은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각각 산하 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이 가운데 IBK저축은행은 출범 1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해 화제를 낳았다. 이후 2015년 136억원, 2016년 18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성미 대표가 경영 바통을 이어받은 올해부터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IBK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규모가 159억원으로 전년(164억원) 대비 3% 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 상승세를 보인 점과는 비교된다.

올해 저축은행 업계는 호황을 누렸다. 9월 말 저축은행 79곳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3,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늘어났다. 올 3분기까지 총 누적 순이익은 8,231억원이다. 이는 지난 한 해 총 순이익 8,605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당국이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 은행권의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서민들의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의 혜택을 본 것으로 보인다.

◇ 업계 호황 속에서도 홀로 마이너스 성장

은행계 저축은행들도 전반적으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KB‧하나‧신한‧IBK‧NH‧BNK저축은행 등 총 6개 저축은행의 9월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7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KB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도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KB저축은행이 올 3분기까지 15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74% 가량 오른 규모다. 하나저축은행도 3분기 누적 순이익 154억6,000만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186% 이익이 늘었다. 부실자산을 털어내면서 수익 구조가 안정된 탓으로 보인다.

반면 IBK저축은행은 은행계저축은행 가운데 홀로 실적이 뒷걸음질을 쳤다. 이는 내실경영에 좀 더 매진한 결과로 관측되지만 성장세가 둔화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IBK저축은행은 자산 성장세와 건전성 지표 면에서 준수한 성과를 보였다. IBK저축은행의 9월 말 기준 자산 규모는 9,253억원으로 전년대비 전년 동기(7,217억)보다 22% 가량 성장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89%로 전년 동기(4.69%) 0.8%p 낮아졌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0.64%p 올랐다.

김성미 대표는 올해 순이익 목표치를 최소 200억원에서 최대 250억원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내실과 이익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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