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가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중요 외교·안보 일정을 소화한다. 남북문제·UAE논란·한일위안부협상 등 굵직굵직한 현안에서 변곡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대로 매듭지어질 경우, 외교안보 정책은 물론 각종 국내현안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오는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개최될 남북 고위급 회담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고리로 북측에 의사를 타진했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화답하면서 극적으로 성사됐다. 우리 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차관 등 5명이 나서고, 북측에서는 남북협상 경험이 있는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전종수 부위원장이 참석한다.

◇ 평창올림픽 북측 참가로 남북관계 개선 ‘기대’

핵심 의제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및 평화번영의 가치를 세우기 위해서는 북한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이산가족상봉 및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북핵문제 해결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는 눈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전적인 지지의사를 보냈다. 6일(현지시각)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자회견을 연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를) 100% 지지한다”며 “북한 김정은과 통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올림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이는 큰 시작”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을 넘어서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문 대통령과 통화를 요청, 한미연합훈련 연기 요청을 수락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방한하면서, 임종석 실장의 특사파견으로 시작된 UAE 관련 의혹도 이번 주 중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칼둔 행정청장은 UAE 총리격 인사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핵심측근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방한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왕세제 접견에 대한 ‘답방’ 형식이지만,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한 목적에서 문 대통령과의 면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칼둔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정세균 의장을 예방하고 국회를 떠나고 있다. <뉴시스>

임종석 실장의 특사 관련, 국정조사를 요구했던 한국당은 한 걸음 물러섰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갈둔 행정청장의 방한으로 정부가 일으킨 외교 참사가 수습 모드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은 좋은 뉴스”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가 무리한 적폐청산을 시도하다가 외교를 망쳤다’는 기존 주장과 비교하면 일부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 한일 위안부 합의 ‘출구전략’ 나올까

또한 위안부 문제가 논의될 ‘한일 국장급 협의’도 열린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며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해법을 고민 중에 있다. 당초 ‘합의 파기’까지 예상됐으나, 극단적 선택 보다는 사드합의와 같이 ‘구동존이’ 방식의 접근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 대통령은 ‘위안부 합의 TF 조사결과’에 대한 입장문에서 “역사는 역사대로 진실과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다뤄갈 것”이라면서 “역사문제 해결과는 별도로 한·일간의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위해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투트랙’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일본 측이 받아들일지 알 수 없지만, 아베 총리가 오는 9월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극적 타결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설연휴 직전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 설 연휴가 2월 중순으로 늦어지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시기를 당겼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은 문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사전에 합의된 질문내용 없이 즉석에서 질의응답이 이뤄진다. 날카로운 질문과 답변을 통해 국정운영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상이 밝혀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