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가상화폐의 한 종류인 비트코인 소개 영상.<비트코인>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국내 게임사가 가상화폐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선 게임과 가상화폐 간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이들 업체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는 평가다. 다만 가상화폐가 아직 화폐로 안정성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시너지 효과보다 수익성을 우선한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빛소프트는 이날 가상화폐 사업의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이들은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금 10만 이더리움을 유치한 후 블록체인 플랫폼과 가상화폐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게임업계의 이 같은 가상화폐 시장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먼저 포문을 쏜 곳은 넥슨과 엠게임이다.

엠게임은 지난해 9월 가상화폐 채굴전문기업 코인숲, 거래소 페이또 등과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또 넥슨의 지주사 NXC는 같은 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인수하며 가상화폐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아울러 파티게임즈와 비엔엠홀딩스는 지난해 12월 미탭스플러스와 3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 공개 대행계약을 체결했고, 씨티엘과 자회사 더블럭게임즈도 새 가상화폐 발행 및 거래소 설립을 계획 중이다.

게임업계의 이 같은 가상화폐 시장 진출은 무엇보다 수익성 때문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시장은 주식과도 같아서, 투자자들은 피해를 입어도 거래소는 손해 볼 게 없다. 즉, 상장 폐지되는 가상화폐가 있을 순 있겠지만, 거래소는 수수료로 항상 수익을 올린다는 뜻이다.

실제 NXC가 인수한 코빗의 재작년 매출은 7억3,10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 가상화폐 시장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수익 또한 급등했고, 일각선 NXC가 투자금 900억원을 이미 회수했다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특히 가상화폐가 아직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사실은 기회로 작용한다. 현재 가상화폐 설립에는 ‘고객자산의 별도예치’ ‘이용자 실명확인’ ‘자금세탁 방지의무’ ‘개인정보보호’ 등만 요건으로 제시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여타 업체들은 (새로운 사업 진출에) 많은 심사숙고를 한다”며 “(하지만) 게임업체들은 선제적 투자, IP(지적재산권) 확보 등에 강한 편으로, 의사결정이 빠르다”고 말했다.

또 가상화폐가 추후 게임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게임에 가상화폐를 도입할 경우 고객들에게 더 손쉬운 결제수단을 제공할 수 있고, 거래정보가 모두 기록되는 블록체인 특성 상 아이템 거래 시 사기 예방 등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게임사들의 가상화폐 진출로) 좀 더 손쉬운 결제 수단을 보유할 수 있다”며 “(국내의 경우에만 봐도) 성인들은 카드, 페이팔 등으로 결제할 수 있지만, 청소년들은 문화상품권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만 가치변동성이 큰 가상화폐는 아직 화폐로서의 안정성이 부족하기에, 시너지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엔 어렵다. 실제 앞서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은 최근 비트코인의 가치변동이 너무 심하다는 이유로 결제수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